(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형광빛 쿨 섬머 룩

  • 등록 2007-06-04 오후 3:10:00

    수정 2007-06-04 오후 3:10:00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부드럽고 옅은 로맨틱 컬러가 봄 시즌을 장식했다면 여름으로 갈수록 거리에 생동감을 더해줄 원색의 의상들이 자리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여름엔 비비드 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네온사인과 같은 강렬한 형광빛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블루와 그린, 옐로우, 그리고 핫 핑크. 거리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들 컬러들은 이번 시즌 핫 트렌드로 떠오른 스페이스 룩과도 잘 어울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소재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색깔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은은한 광택의 실크 새틴과 만나면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럽게, 부드러운 저지와 만나면 보다 활동적인 느낌으로 변모하며, 실용적인 나일론에 사용될 경우 하이테크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켜준다.

고전적인 로맨틱에서 변화를 주어 밀리터리 감각의 컬렉션을 전개했던 랑방은 낙하산 실크 소재로 만든 의상에 노랑, 핑크의 비비드 컬러를 입혔고, 디스퀘어드는 스포티한 아우터에서 여성스러운 탑까지 여러 아이템에 서로 다른 원색을 매치해 생기 넘치는 컬러 콤보를 제안했다.

80년대 패션에 주목한 D&G는 블랙의 디스코 섹시 룩에 네온 컬러의 헤어밴드, 타이츠를 코디네이트하는 방법으로 개성 넘치는 무대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여름을 수놓을 많은 형광 색상 중 가장 돋보이는 건 바로 블루.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컬러가 벌써 거리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디자이너들이 이번 시즌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한 'IKB'에서 비롯된 유행 현상이다.

IKB는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의 이니셜을 딴 용어로 화가 이브 클라인이 특허를 낸 파란색을 의미하는데, 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까지 활동한 프랑스 니스 출신의 아티스트 클라인은 푸른 하늘, 깊은 바다에서 영감을 얻어 짙은 블루를 즐겨 사용했고, 올 여름 패션을 위해 여러 디자이너들이 이 컬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

다채로운 프린트 의상들로 채워진 에밀리오 푸치 컬렉션 속에서 선명한 블루 의상은 오히려 그 빛을 더했고 질 샌더의 무대에서 블루 색상은 샤프한 재단의 테일러드 의상으로 표현되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형광 블루를 부드러운 실크와 캐주얼 면 소재에 응용해 편안한 느낌으로 녹아들도록 연출했다.

한여름의 머스트 해브 룩, 마린 스타일에서도 생동감 있는 원색들은 그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화이트와 매치하는 것만으로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리조트 룩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아직 형광 컬러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다면 짙은 네이비나 블랙에 화이트를 대비시킨 조합으로 무난하게 여름을 맞아도 좋다. 입술 메이크업이나 액세서리에 원색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대안도 있으니까.

테니스웨어를 기본으로 전개하는 라코스테도 여름을 겨냥해 마린풍 아이템들을 제안했는데, 다양한 줄무늬를 니트와 셔츠, 원피스에 응용했으며 버튼으로 장식한 아우터와 스포티한 팬츠를 준비했다.

지방시의 쇼에서는 선명한 색상의 드레스들 위에 밧줄을 엮은 듯한 디테일을 사용해 멋진 휴양지의 바다 내음을 전했다.

아직 6월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무더위로 뜨겁게 달궈진 거리.
하지만 강렬한 형광 컬러와 마린풍의 시원한 섬머 룩을 선택한다면 바캉스 시즌 전까지 도시에서 지내야 할 여름이 그리 두렵진 않을 듯.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기획팀장 및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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