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판매는 기존 주력상품인 가공식품에 비해 마진이 높기 때문에 대형마트들은 이 부문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함으로써 매출 성장률 둔화에 따른 실적부진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17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지난달 매출 증가율은 0.5%로, 지난 4월의 3.1% 이후 석달 연속 떨어지면서 실적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박은장 이마트 패션담당 상무는 "패션상품의 경쟁력이 향후 대형마트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상품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류사업 차별화로 경쟁사 고객뺏기 시도
이마트의 `이플러스 우유`와 같은 대형마트의 PB 상품은 중간 유통마진이나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아울러 특정 매장에 가야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 간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의류 분야에서의 PB 사업은 이익성장이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PB 사업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마진율도 다른 상품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8900억원의 전체 PB 매출 중 58%인 5160억원은 PB 의류 매출이 차지했다.
롯데쇼핑(023530)의 롯데마트도 올해 초 기존 PB 의류 브랜드인 `위드원(WITHONE)` 을 발전시킨 `베이직아이콘(BASICiCON)`을 출시, PB 의류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지난 3월 3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패션의류 `프리선샛(FriSunSat)` 과 아동복 `멜리멜로(Melimelo)`를 출시하면서 탤런트 주진모와 이요원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대형마트 의류에 대한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 역시 향후 전공분야인 의류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영업이익률을 8%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속옷시장에서 가능성 확인.."의류 비중을 늘려라"
이마트는 지난 1~7월 동안 내의 부문 매출이 11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내의 유통채널 가운데 대형마트의 비중은 2001년 17.1%에서 2005년 37.5%로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익률 측면에서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속옷과 달리 자켓이나 정장 등 고가의 의류 판매는 브랜드 인지도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을 벌이지 않는 대형마트가 시장을 잠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B 의류는 꾸준한 판매를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속옷시장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의류 브랜드인 #902를 상품기획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전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SPA(제조·판매 일체형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902 출시를 위해 지난해 9월에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패션 디자인실`을 발족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더 높은 마진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앞다퉈 의류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현재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인 의류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려는 것이 공통된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