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소득자영자업자 탈세와의 전쟁` 선포

"내년 고소득자영업자 탈세에 행정역량 집중"
  • 등록 2005-12-22 오후 12:05:00

    수정 2005-12-22 오후 12:05:00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국세청이 22일 고소득 자영업자 422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은 탈세라는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부정하게 부(富)를 축적한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세금탈루문제를 전면에 나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국세청이 외국계 펀드와 부동산 투기자들에 대해 세무조사를 전개했듯, 내년에는 그동안 지적돼 온 고소득자영업자의 탈세문제에 행정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국세청은 자영업자 대부분이 과표양성화됐지만 일부는 아직도 과세자료 인프라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과세자료 인프라를 교묘한 방법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업종이나 유형, 집단, 지역 등에선 고소득자영업자들이 탈세가 범죄라는 의식 없이 과거의 잘못된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한상률 국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실제 소득은 많으면서 세금을 적게 납부하는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정확한 소득파악과 엄정한 과세를 위해 앞으로 추진할 세무조사의 첫 출발점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라며 이번 조사가 강도높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 국장은 또 "이번 조사는 고소득자영업자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업종, 유형, 지역, 집단의 탈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판정하고 측정하는 표본조사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업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고소득전문직 149명 조사대상 포함

국세청이 조사대상으로 뽑은 422명중에는 의사·변호사·한의사·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무려 149명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성형, 지방흡입, 부인과성형 등 미용목적의 수술과 라식수술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성형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안과 의사가 42명으로 가장 많다.

임플란트, 치아교정 등 고가 비보험진료 수입금액이 많은 치과의사 27명, 보약이나 한방다이어트 등 고가 비보험진료 수입금액이 많은 한의사 17명도 대상이다.

고액의 착수금과 성공보수금 등을 받으면서도 소득을 아주 적게 신고하는 변호사가 38명이고 자료상 등 부실사업자를 수임해 자영사업자의 탈세를 방조하거나 세금탈루혐의가 있는 세무대리인이 25명이 선정됐다.

이밖에 호화결혼식의 확산 등으로 호황업종이면서 현금거래를 유도해 수입금액을 탈루하는 웨딩관련업 43명, `용산전자상가` 등 무자료거래와 현금매출분 신고누락이 많은 집단상가내 도소매업자 40명, 명의위장과 봉사료 과다계상 등 탈루혐의가 큰 대형 유흥업소 33명 등이 포함됐다. 

◇허위장부 작성·소득축소..고소득자영업자 탈세 온상

용산전자상가 등 집단상가내 도소매업체, 웨딩관련업종, 유흥업소 등 현금수입업종과 일부 전문직사업자는 현금으로 결제시 5~10% 정도 할인해 주는 방법으로 현금결제를 유도해 과세근거를 남기지 않는 등 공격적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자영업자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룸싸롱, 나이크클럽, 안마시술소 등 유흥업소는 신용카드 결제가 증가해 외상 및 현금결제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입금액이 노출되자 신용카드매출액의 상당부분을 봉사료로 허위지급한 것으로 계상하거나 신용카드위장가맹점을 이용해 세금을 탈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업종의 경우엔 수입금액이 모두 노출되는 내과, 외과, 이비인후과와는 달리 성형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치과, 한의원 등 비보험진료가 많은 병과에서는 현금매출 등으로 자료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소득을 대폭 축소신고함으로써 세금탈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세무사나 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은 상담시 납세자가 탈세를 쉽게 하도록 구체적인 탈세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주거나 허위증빙임을 알면서도 허위장부를 작성해주는 등 탈세를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탈세의 온상인 자료상의 매개역할까지도 하는 세무대리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세조장·세금탈루한 고소득 자영업자 조사대상(자료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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