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휴대폰·LCD` 황금 트리오 "눈부셨다"

삼성전자 3대 주력, 4분기 더 좋아진다..기대증폭
  • 등록 2003-10-17 오전 11:14:15

    수정 2003-10-17 오전 11:14:15

[edaily 김수헌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이 11조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6분기 연속으로 1조원을 넘기는 했으나, 하향곡선을 그려왔던 영업이익도 상승 급반전하면서 2조원을 넘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주요 경영실적은 매출 11조 2600억원, 영업이익 2조 500억원, 순이익 1조 8400억원이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는 내다봤으나,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2조 979억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3분기 영업실적은 최근의 환율하락세나 유가급등, 극심한 내수 침체 등을 감안할 때 글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삼성전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경이적으로 평가되는 실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자사주 1조원 매입소각까지 이날 발표했다. ◇반도체,휴대폰, LCD.. "황금 포트폴리오" 날개달아 3분기 메모리반도체와 휴대폰, LCD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4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기면서 전분기의 두배가 넘는 139%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익율이 높은 플래시메모리의 판매확대가 이같은 반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반도체 이익율은 전분기 15%의 두배에 가까운 28%를 기록했다. 플래시메모리의 이익율은 40% 이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플래시메모리는 512메가 기준으로 12달러 이상의 가격이 앞으로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플래시메모리를 반도체 "제2도약"을 이끌 새로운 캐시카우이자 신성장 엔진으로 선정하고, 집중육성 방침을 밝혔다. 이미 6~8 D램 라인을 플래시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모두 끝냈고, 300mm웨이퍼 전용 12라인에서도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혼용생산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플래시 메모리매출은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21~23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형 플래시에서 라이벌인 일본 도시바를 압도하고, 시장점유율 65%로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하게 다졌다. 여기에다 인텔이 장악하고 있는 노어형 플래시 시장도 넘보고 있어, 내년에는 인텔까지 압도해 전체 플래시 시장에서도 톱기업으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주로 PC와 서버 응용제품에 사용되는 D램과 달리 플래시메모리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모바일 기기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D램을 능가하는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카드의 용량증가도 두드러지고 있어 플래시매출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 확실하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가격이 꾸준히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TFT-LCD 역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LCD 역시 전분기 대비 26%가 성장한 1.4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V용 20인치 이상 LCD 출하량이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고, 노트북용 LCD 역시 전분기 대비 30%에 가까운 출하증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미 8월 5세대 1기라인(5라인)에서 풀 캐파인 월 10만장 체제에 들어갔고, 10월부터 5세대 2기 라인(6라인)조기가동에 들어갔다. 6라인은 애초 월 6만매 캐파로 설계됐으나 삼성전자는 최근 추가 4500억 투자를 결정, 6라인 캐파를 10만매로 맞추기로 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5세대 라인에서만 내년 중 월 20만매 체제를 갖춰 세계 1위자리를 다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삼성전자 이익창출에 크게 기여해 온 휴대폰 역시 이번 분기에도 기대를 충족시켰다.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에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컬러폰, 카메라폰, 캠코더폰 등 프리미엄급 휴대폰의 판매 호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번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인 1500만대를 팔았다. 대부분 휴대폰 업체들이 5~10%대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삼성전자는 19.9%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경쟁력을 보였다. 이에 비해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부분은 부진했다. 디지털미디어는 매출은 1%대 상승을 기록했으나 이익은 감소하면서 20억원이라는 극히 미미한 실적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은 상반기 에어컨 등이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섬에 따라 매출이 21%감소하면서, 영업에서 5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디지털미디어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2분기 70%에서 3분기 82%로, 생활가전의 경우 53%에서 68%로 상승해 연결기준으로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생산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경기 침체와 계절적 요인, 그리고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강화에 따라 해외생산이 늘면서 국내 본사기준의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 부문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TV 등에 대한 수요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므로 향후 이 부문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도 기대.."더 좋아질 것" 시장 전문가들은 4분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값이 10월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휴대폰과 LCD부문 역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플래시메모리 역시 공급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공급확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가격이 유지될 전망이다. 플래시메모리 공급확대는 상대적으로 D램 공급을 줄여 D램의 가격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물량기준 세계 3위, 금액기준 세계2위 수준인 자사 휴대폰 사업과 디지털미디어 사업 등을 플래시메모리 사업과 연계시킬 경우 시너지 효과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말 기준으로 7조원대 현금을 확보, 지난 분기말 대비 2조원 이상 현금보유가 늘어났다. 따라서 향후 투자여력도 강해졌다. 순차입비율은 -21%, ROE 27% 등을 기록해 역시 경영지표 역시 세계적 기업수준을 이어갓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반도체와 TFT-LCD싸이클의 상승전환으로 삼성전자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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