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기성기자]
연합철강(03640)이 지난 84년 이후 18년째 수권자본금 증액안 의결에 실패, 주식분산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상장 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철강은 26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수권자본금을 95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는 정관변경안을 상정했으나 2대주주인 권철현씨측의 반대로 의결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연합철강은 지난 86년 동국제강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18년동안 2대주주의 반대로 단 한 차례의 증자도 성공하지 못했다.
또 최대주주인 동국제강(58.8%)과 2대주주인 권철현씨측(38.7%) 등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소액투자자지분이 2.78%에 불과, 상장유지요건인 소액주주 10%를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이들 대주주간 전격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내달 상장폐지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지분분산요건 미달 등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연합철강은 이달말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내달 2일부로 상장폐지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주총에서는 수권자본금 증액을 요구하는 최대주주 및 노조측과 이에 반대하는 권씨측 주주들이 논쟁을 벌이며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양측의 몸싸움은 발생하지 않았다.
양측은 제1호 안건인 지난해 재무제표(매출 6427억, 영업익 209억, 경상익 340억, 순이익 259억, 배당 20% 등)를 승인한 뒤 제2호 정관변경안건인 수권자본금 증액안 처리를 놓고 정면으로 대립했다.
최대주주인 동국제강측은 "증자만이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수권자본금을 500억원으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반면 2대주주인 권씨측은 "회사가 자사주 5%를 매각한 뒤 1,2대주주가 비율대로 주식을 장내 매각하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면서 수권자본 증액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연합철강은 수권자본금 증액안에 대해 표결에 부쳤으나 참석주주의 3분의2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표결에서 총발행주식수 190만주중 의결권 있는 주식 178.8만주 가운데 증자안에 찬성한 주식수는 107만주로 56.69%에 달한 반면 반대는 71.1만주로 37.42%를 기록했다.
이어 권씨측은 최대주주측이 이사후보로 추천한 강영오씨 대신 안영모씨를 이사후보로 추천했으나 표결 결과, 강영오 연합철강 진행임원이 등기이사로 선출됐다.
이밖에 이사 보수한도액(13억원)과 감사 보수한도(2억원) 등은 2대주주측의 별다른 반대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한편 이날 주총은 극심한 몸싸움과 정회를 거듭했던 예년과는 달리 양측의 의견대립만 팽팽한 가운데 2시30분만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