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이소현 기자] 정부가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00개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을 시작했지만, 해당 주유소마다 요소수 입고 시기가 들쭉날쭉하고, 빠른 시간에 물량이 소진돼 소비자들이 실제 구입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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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요소수 수급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주유소마다 입력 시스템 등 인프라가 구비되지 않아 실시간 안내시스템 구축은 어렵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데일리가 15일 환경부가 요소수를 공급한 100개 주유소 중 일부를 취재한 결과 인천광역시 소재의 A직영주유소는 이날 오전 10ℓ짜리 요소수 330개를 입고한 뒤 서너시간도 안돼 동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주유소 직원은 “하루 일정 물량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입고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기줄이 생기기도 전에 빠르게 소진되니 서둘러야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 소재의 B주유소는 새벽에 1000ℓ의 요소수를 공급받았는데 대기번호가 길어서 포기하는 이들이 잇달았다. 한 고객은 “대기번호가 70번이 넘어가서 오래 기다릴 시간이 없어 그냥 돌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틀은 지나야 공급 받을 수 있다고 구청 담당자로부터 전해들었지만, 실제 입고 여부는 미지수다. C주유소는 다른 주유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돼 요소수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허탕을 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경상권에 위치한 D주유소는 4000ℓ가 공급됐고, 이 중 10분의 1인 400ℓ를 이틀간 판매해 아직 물량이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화물차 접근이 용이하고 이용 빈도가 높은 전국 100개 주유소에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확보한 차량용 요소수를 13일 오전 6시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유소마다 수요 여부와 상관없이 들쭉날쭉 물량이 공급되고, 입고 시간도 제각각이라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벌크로 요소수를 공급받아 차량에 직접 넣는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예약 고객 물건을 빼놓기 어렵다”며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도 실시간으로 요소수 재고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 마스크 대란때는 각 약국이 실시간 입력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였지만, 주유소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사용처를 안내하는 시스템 구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