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대명사 말보로 사라지나..필립모리스 "10년내 판매중단"

필립모리스 CEO 선언 “전통적 흡연 단계적 중단”
대신 아이코스 등 ‘대안 니코틴’ 집중 계획 내비쳐
금연 운동가들 “대안 담배도 해롭다…위선적” 비판
  • 등록 2021-07-26 오전 10:12:37

    수정 2021-07-26 오후 9:21:38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 로고 (사진=필립 모리스 공식 트위터)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세계 최대 담배 제조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가 10년 안에 자사 대표 브랜드인 말보로(Marlboro) 판매를 중단할 것을 예고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야첵 올자크 PM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말보로를 10년 안에 영국 소매점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며 “이는 영국에서 전통적인 흡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려는 필립모리스의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2008년 뉴욕 상장 담배 회사 알트리아에서 분리된 PMI은 전세계에서 말보로를 판매하고 있다. 영국에서의 수익은 연간 약 8억파운드(약 1조2650억원)에 달한다.

PMI가 전통적 연초 담배의 판매 중단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비욘드 니코틴(beyond nicotine)’ 전략의 일환으로 ‘금연 제품’의 수익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지난주에는 에마뉘엘 바보 PM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담배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PMI는 대신 대안 니코틴 부문에 집중할 계획을 내비쳤다. 올자크 CEO는 “소비자의 첫 번째 선택은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열식 담배) 등 덜 해로운 현대적 대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PMI의 이같은 계획은 전세계적으로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고 폐암 등 유해성 논란으로 담배 업계를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안 니코틴’ 부문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안 니코틴 부문은 영국 내 PMI 수익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PMI가 지난 2014년에 개발·출시한 연기 없는 대안 담배인 ‘아이코스’(IQOS)는 출시 5년만에 58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매출을 내기도 했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으로 유해물질 발생량을 줄여 기존 담배에 비해 흡연자의 건강을 상대적으로 덜 해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위험저감 담배제품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한편, 금연 운동가들은 대안 니코틴 역시 유해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PMI의 이런 행보를 ‘위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PMI가 담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치명적인 담배를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팔고 홍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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