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령자의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 분비 기능을 담당하는 ‘혈청갑상선자극호르몬(TSH)’의 수치가 정상 범위에 속해 갑상선 기능 또한 정상이라고 간주되는 경우에도, 이 호르몬의 농도가 낮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문재훈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은 최근 내분비학 분야의 권위지인 ‘임상내분비대사학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갑상선 호르몬 및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에 속해 ‘정상 갑상선 기능을 가졌다’고 평가된 65세 이상 노인 313명을 5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가 낮을수록 5년 뒤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문재훈 교수는 “갑상선호르몬 및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가 정상 범위여서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으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라도, 낮은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가 인지기능의 저하 및 치매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다”라며 “특히 이미 경도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던 경우에는 이러한 관련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후의 환자들의 경우에는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낮게 유지하는데, 이런 환자들 역시 이로 인한 치매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수치를 약물 치료를 통해 임의로 떨어뜨린 것이기 때문에 인지기능저하 초기에 동반될 수 있는 갑상선자극호르몬 감소와는 기전 상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치매의 유병률이 높은 노인 인구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가 특별한 원인 없이 감소한다면 향후 인지기능저하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 있어 전문가와의 상담을 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