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굴리는’ 테마섹..작년에는 뭐샀나

자산가치 역대 최대..순이익은 소폭 감소
아시아 자산 71%..북미·유럽 에너지株도 관심
  • 등록 2013-07-07 오후 5:21:15

    수정 2013-07-07 오후 5:21:15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싱가포르의 세계적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이하 테마섹)’의 자산가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잘나가는’ 테마섹의 장바구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지난해 자산가치 192조원..사상 최대 수준

테마섹이 5일 공개한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테마섹 자산규모는 2150억 싱가포르달러(약 192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3월 말 1980억 싱가포르달러를 기록한 이후 8.6%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테마섹 자산규모가 지난 2003년말 610억 싱가포르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불과 10년만에 3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지난 1974년 싱가포르 정부가 설립한 테마섹은 싱가포르의 또 다른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국부펀드와 달리 2004년부터 자세한 투자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테마섹홀딩스의 자산 규모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을 제외하고 대부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과 주주 가치 변화를 고려한 수익률인 주주수익률은 3.92% 포인트 증가한 8.86%를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소폭 줄었다. 2011회계연도 순이익이 직전 회계연도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한 탓에 유지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2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억 싱가포르달러 줄어든 106억 싱가포르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회계연도 동안 순투자금액은 70억 싱가포르달러로 집계됐다. 새로 200억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차익 실현 등으로 회수한 투자금은 130억 싱가포르달러였다.

투자 비결은 ‘아시아’..통신주 줄이고 은행주 늘리고

테마섹이 쌩쌩 달릴 수 있는 비결은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곳이 아시아 이머징시장이었던 만큼 테마섹의 아시아 중심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마섹의 국가별 비중을 보면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41%를 차지했다. 30% 수준인 싱가포르 투자까지 더하면 아시아 지역의 투자 비중은 71%다. 북미와 유럽, 호주, 뉴질랜드가 25%를, 그 밖의 지역에 4%를 투자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중국공상은행을 비롯해 AIA생명, 핑안생명보험 등 금융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반면 그동안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바티인프라텔, 싱텔 등 통신주에 대한 투자는 조금씩 줄이는 모습이다. 지난 2004년 싱텔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었지만, 최근에는 14%로 줄었다.

조금씩 달라지는 식성..유럽·북미 에너지주 담아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유럽과 미국 관련 기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경기 둔화로 주춤거리고 있는 선진국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에너지나 자원 관련주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식성이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테마섹은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Repsol) 지분 6%를 사들인 데 이어 독일 석유화학기업 에보닉(Evonik) 주식도 4.6%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석유화학업체 비너리리소스와 캐나다 광산업체 투르퀴스힐 리소스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IT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테마섹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셀트리온(068270)의 지분을 11%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투자했다.

수피아 다나발란 테마섹 회장은 “세계경제가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위험요소는 여전하다”며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비롯해 유럽과 북미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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