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로 향후 10년내 美 픽업트럭 관세가 완전히 철폐됨에 따라 현대·기아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메이커들이 미국 픽업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픽업트럭은 쌍용차의 '액티언 스포츠' 처럼 짐칸이 달려있는 소형트럭으로, 미국시장에선 중형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SUV)에 이어 세번째로 수요가 많은 차종이다. 연간 400만대 이상이 팔리는 중형세단과 SUV에는 못 미치지만 픽업트럭 판매도 320만대에 달한다.
◇ 산자부 "국내 한 업체 美 픽업트럭 진출 검토"..업계선 현대·기아차 지목
현재 미국은 픽업트럭에는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 FTA 체결로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가 매년 2.5%씩 낮춰져 10후에는 완전히 철폐된다. 국내 메이커의 입장에선 미국에서 수요가 3번째로 많은 픽업시장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경식 산업자원부 FTA담당 서기관은 "국내완성차 한 업체가 FTA 체결 직후 미국 픽업트럭시장 공략을 위한 차량개발과 진출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혀, 실제 국내 메이커들이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그룹이 미국의 픽업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픽업시장 규모가 큰데다 가격도 고가여서 픽업시장의 중요도가 만만찮다는 설명이다. 서 위원은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미국 픽업시장을 공략하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 현대·기아차 픽업 출시 빨라야 3년..장기적으론 쌍용차도 나설 수도
현대·기아차그룹이 미국 픽업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 시점은 언제쯤일까. 전문가들은 아무리 빨라도 3년 이상은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25%의 고율 관세가 10년간 점진적으로 철폐되는 만큼 국내 메이커의 입장에선 '가격경쟁력'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서두를 상황도 아닌 듯 싶다. 다만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자신한다면 관세가 모두 철폐되는 10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훨씬 이전에라도 픽업트럭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와 더불어 '무쏘스포츠'와 '액티언스포츠' 등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도 장기적으론 美 픽업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계열사이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픽업트럭은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미국 수출이 가능하다.
물론 쌍용차가 독자적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본사인 상하이자동차의 미국진출과 맞물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당장 쌍용 픽업트럭이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와 관련, 최근 필립 머터우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상하이차가 미국 등으로 해외수출이 본격화하려면 3년에서 7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가 미국 픽업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그 시점이 빠르면 2009년 후반 내지 늦으면 2014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