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계 제로.."내 돈 어디로 옮기나"

섣부른 자산 조정은 금물.."인내하고 기다려라"
공격적이라면 펀드 신규가입..보수적이라면 안전자산
  • 등록 2007-03-07 오후 1:30:00

    수정 2007-03-07 오후 2:34:19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깜깜한 터널에 들어선 느낌이다.

"올해는 좋아지겠지"하는 부푼 기대에 올 초 덜컥 가입한 주식형펀드. 고수익에다 세금 면제까지 해준다는 소리에 거금을 투자한 중국펀드. 마치 내가 투자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펀드 수익률은 가입하자 말자 미끄럼질이다.

그렇다고 다시 부동산 투자에 눈돌리기도 어렵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점차 효력을 발휘하면서 아파트 값은 완연한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거액 자산가들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PB들 조차도 요즘 고민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이다.
 
꽃피는 봄을 앞두고 불어닥친 국내외 증시 한파에 재테크 시계는 뿌연 안개로 뒤덮혔다.
 
◇"섯불리 환매마라..반등 기회가 오리니"

어느새 전 국민의 재테크 수단이 된 펀드지만 최근 수익률은 채권형이든 주식형이든, 국내든 해외든 하나같이 맘에 드는 게 없다. 맘에 안드는 정도가 아니라 원금 손실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제와서 펀드 환매를 고려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환매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기 때문이다.

백승화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투자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펀드를 환매하면 수익만 더 나빠진다"며 "현재의 급격한 증시 조정은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기술적이든 아니든 반드시 반등의 기회는 온다"며 "펀드 환매를 계획했던 투자자라면 좀 더 기다렸다 적절한 시기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기맞은 펀드 환매 늦춰라..신규 가입은 글쎄"

적립식펀드 투자 초창기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요즘 증시가 더 원망스럽다. 올해로 투자기간 3년을 채우고 돈을 찾아야 때인데, 하필 이때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맞았다.

오창수 포도에셋 재테크상담사는 그러나 "펀드는 기본적으로 예금과 같은 만기 개념이 없다"며 "투자금 불입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 하더라도 바로 환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펀드 신규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충분한 조정에 힘입어 '싸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견해와 '아직은 관망할 때'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오정선 외환은행 압구정지점 차장은 "아직까지는 건전한 조정으로 본다.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현재의 조정은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창수 상담사는 "재테크는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며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증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비중 일부 확대..과도한 자산 재배분은 NO"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래도 불안하다. 특히 펀드처럼 실적에 따라 배당받는 위험투자상품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로서는 하루가 다르게 출렁이는 수익률을 접할 때마다 마음도 따라 출렁인다.

이런 투자자들에게는 좀 더 안정적인 투자 대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김현숙 농협중앙회 성내동지점 과장은 "올해 증시는 대내외 변수들로 인해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럴 때 일수록 투자상품 비중을 과도하게 높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투자상품의 경우 일단 기간을 보다 길게 잡는 것이 중요하고, 지수연동예금(ELD)나 정기예금 특판상품 등 확정금리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말했다.

오창수 상담사는 "전체 자산 중에서 은행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 50%, 파생금융상품(DLS) 등 주가와 무관하면서 원금 보장이 가능한 투자상품에 20~30%, 나머지는 펀드 등 실적배당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오정선 외환은행 차장은 "미국이 경기 연착륙을 위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미국 고수익채권을 선취매해 봄직도 하다"고 권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자산을 재배분해야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만큼 금융상품간 투자비중을 과도하게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의견 일치를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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