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프랑스의 영웅 ‘잔다르크’와 같은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가뜩이나 팬덤이 두꺼운 지지층을 보다 결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즈(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 현대 미디어에 대한 그의 능숙함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순간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역사가 잊지 못할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이는 그의 본능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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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이날 오후 6시5분(미국 동부시간)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마련된 야외무대에세 유세를 시작했다. 불법 이민 숫자를 보여주는 차트를 가리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던 도중 갑자기 여러 발의 총소리가 울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목 뒤를 만지면서 급히 몸을 숙였다. 경호원 여러 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연단으로 뛰어 올라가고 유세를 지켜보던 사람은 비명을 지르는 등 유세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총격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요원에 의해 사살됐고,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본격 수사를 진행 중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트럼프 암살 시도는 이번 사건의 자세한 경위나 배후가 확인될 경우 그 내용에 따라 대선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소셜미디어에서는 총격의 배후에 대한 각종 거짓 정보와 음모론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한 좌파 내 비밀 세력의 소행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이번 사건을 불러왔다면서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이날 엑스 글에서 “바이든 대선 운동의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독재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면서 “이런 수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콜린스 하원의원(조지아)은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이후 계속된 자신에 대한 후보 사퇴 요구와 관련해 기부자들에게 ‘토론은 다 했고 트럼프를 과녁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 “바이든이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인지능력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애초 주말을 델라웨어에서 보내려고 했으나 백악관으로 조기 복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선캠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선 선거광고도 가능한 한 빨리 내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공화당 전당대회 예정대로 참석…컨벤션 효과 극대화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피격 사건에도 불구 화려하게 등장해 건재를 과시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의 비공식 고문이자 로비스트로 활동한 데이비드 어번은 “이번 총격사건으로 트럼프 지지층이 보다 결집 시킬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