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공무원 A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재인 정부 당시의 발표 내용을 뒤집고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 씨가 “문재인 전 대통령 포토라인 프로젝트라고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21일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년전)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회의 후에 당시 국민의힘 간사였던 한기호 의원이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선명하다’고 말했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국방위 간사였던 한기호 의원은 국방위 비공개 브리핑을 들은 뒤 “월북 정황이 선명하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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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씨는 “국방위 회의록을 공개하면 그만”이라며 “정치적 공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까지 크게 키울 일이 아닌데 크게 키우고 있다. 전 이게 문 전 대통령 포토라인 프로젝트라고 의심하는 바”라고 지적했다.
또 김씨는 “(피살 공무원 유가족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민정수석을 고발한다고 하지 않나”라며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 수사해야한다’까지 이어질 거라 본다. 그래서 이렇게 일을 키우는 거 아니냐”고 거듭 따졌다.
끝으로 김씨는 “특별히 새로 발견된 근거가 없는데 판단을 뒤집고 이렇게까지 일을 키운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방송인 김어준씨.(사진=TBS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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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서해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실종 후 북한군 총격에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당시 해경은 A씨가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등을 근거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사건 발생 2년 7개월 만에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께 혼선을 드렸다”며 중간 수사결과를 번복했다.
| 2020년 9월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수부 어업지도 공무원의 유가족 측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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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브리핑을 갖고 “지난 2020년 9월 북한 해역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선 A(사망 당시 47세)공무원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면서 “어업지도선 공무원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정치적 파장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으로 규정하며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자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