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이재명, 공장서 12시간 노동… 납증기에 속옷 다 젖었다”

  • 등록 2021-11-05 오전 10:44:35

    수정 2021-11-05 오전 10:44:3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서전 여섯 번째 에피소드로 13살 때 목걸이 공장에서 일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열세 살, 목걸이 공장, 열두 시간의 노동’이라는 제목의 여섯 번째 웹 자서전을 올렸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부터 웹 자서전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이 후보의 여섯 번째 웹자서전(오른쪽) (사진=뉴시스, 이 후보 페이스북)
이 후보는 1976년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3년 전에 성남으로 올라간 아버지를 따라 가족 모두 상경하고, 성남 상대원동 꼭대기 월셋집에 터전을 잡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13살, 월셋집 뒷골목 주택에서 목걸이를 만드는 가내공장에 취직했다”라며 “연탄 화덕을 두고 빙 둘러앉아 염산을 묻힌 목걸이 재료를 연탄불 위에서 끓는 납 그릇에 담가 납땜하는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일 연탄가스와 기화된 납 증기를 마셔야 했는데, 그러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속옷이 흠뻑 젖었다”며 “늘 머리가 띵하고 어질어질했는데, 그때는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유해 물질인지 알지 못했다”라고 했다.

해당 공장에서 월급 3000원을 받으며 일하던 이 후보는 이후 월급 1만 원을 준다는 다른 목걸이 공장으로 옮겼다고 했다. 당시 그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 밤 9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점심은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먹었고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파김치가 되어 귀가하면 엄마가 밥상을 내왔다”라며 “엄마는 밥그릇에 얼굴을 묻고 허겁지겁 밥을 먹는 나를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라고 기억했다.

이 후보는 “나는 자기연민에 빠질 틈이 없었다. 시장통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를 팔고 소변 10원, 대변 20원 이용료를 받던 어머니와 여동생이 더 아팠다”며 “엄마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끼니도 화장실 앞에서 때웠고, 집에서는 시멘트 포대를 털어 봉투를 접어 팔았다”라고 어려웠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런 엄마가 가여웠고 그런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안달했다”라며 “열악하다는 말도 사치스럽던 공장, 장시간의 노동, 내 마음 아픈 구석이던 엄마와 동생들. 그 시절의 풍경과 그 구석구석의 냄새는 내 뼈에 새겨져 있고 그런 건 세월이 흐른다고 지워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사회적 약자를 아끼고 보살피는 공동체여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글이나 헬조선이 아닌 행복한 보금자리일 수 있다”며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일, 하는 일 모두 그 연장선에 있다. 그 일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어서 치열할 수밖에 없고 포기할 수도 없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내년 3월 대선 전까지 총 4개월에 걸쳐 50여 회의 웹 자서전을 연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소 거친 이미지를 벗고 감성적 면을 부각해 친근감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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