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이냐, 파국이냐"..`고시` 이후가 궁금하다

오후 4시 장관 고시 확정 발표..관보 게재되는 2일부터 효력
美쇠고기 6월초부터 풀릴 듯..곱창 등은 중순 이후 수입
야당, 고시 강행 `강력 비판`..장외투쟁 방침
정부 대응 수위따라 파문 확산될 수도
  • 등록 2008-05-29 오전 11:48:58

    수정 2008-05-29 오후 2:05:32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정부가 일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 장관 고시를 강행하면서 쇠고기 파동의 마지막 고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제시한 재협상 요구를 정부가 결국 수용하지 않으면서 촛불집회와 시위 등을 통한 반발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외투쟁 방침을 천명한 정치권까지 가세할 경우 18대 국회는 개원초부터 파행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발이 격화되고, 정부가 주동자 처벌과 배후세력 색출 등으로 강경대응에 나선다면 정국경색이 가속화되면서 고유가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민생과 경제살리기 행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美쇠고기 검역 재개는 빠르면 오는 2일부터

29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4시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장관 고시 의뢰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수입 위생 조건 확정 경위 ▲미국 수출 쇠고기 도축장 점검 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국내 대책(검역 및 유통, 한우 위생, 축산 농가 경영안정 대책) 등도 밝힐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장관 명의의 고시를 의뢰하면 다음주초부터 지난 10개월간 중지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재개된다. 통상적으로 행정안전부에 고시를 의뢰한 후 2~3일 후에 관보에 게재돼 시행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날 장관 고시를 하면 다음주초부터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용인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에 보관중인 미국산 쇠고기 5300톤과 미국 롱비치 항구 등에 묶여 있는 7000톤에 대한 검역이 재개될 예정이다. 검역 과정이 3~4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쇠고기는 6월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수입되는 LA갈비, 곱창 등은 운송 기간을 감안하면 6월 중순 이후 우리나라에 수입될 전망이다.

◇야권·시민단체 강력 대응 조짐

정부가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를 강행함에 따라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것이 쇠고기 파동의 마지막 고비가 될지, 장관 고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지, 정부의 대응은 어떤 수위가 될 지가 향후 정국의 변수다.

전일까지 서울에서는 5일 연속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시위대가 거리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전 집회와 달리 경찰에 연행된 시위 참가자는 없었다. 하지만 고시가 확정 발표되면서 여론의 반대 움직임에 모멘텀이 발생하고, 정치권도 장외투쟁에 가세할 경우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농민단체 대표자들는 이날 오후 과천청사 앞에서 고시를 강행한 정부에 강력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고, 대국민 투쟁을 선언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이미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오늘 장관 고시를 강행한다면 고시 무효화를 위해 "국회 차원은 물론 국민들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전반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며 오후 2시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는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정부의 장관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건국 이후 이렇게까지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정부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거리집회 등으로 파장이 커질 경우 정부가 시위 주동자 체포와 연행, 배후세력 색출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지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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