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가장 어둡다`…美증시 바닥론 `부각`

금융권 제외 美기업 실적 증가세 지속
비농업부문 고용 2개월 감소…`증시 바닥 근접`
증시 회복기간 1년 소요…`과거 반등 힘찼다`
  • 등록 2008-03-17 오전 11:08:25

    수정 2008-03-17 오전 11:08:25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손버그, 칼라일, 베어스턴스 등 미국 금융사들이 줄줄이 부도 위기에 몰리거나 파산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 본다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금융권을 제외한 다른 기업 실적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고, 고용지표로 볼 때 주식시장의 바닥이 가까웠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지난 금융위기를 돌이켜 볼 때 주식시장의 회복기간은 1년 정도로 짧아, 섣불리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

◇`금융권만 조심하면`…여타 美기업 호조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졌다. 특히 금융권 실적에 대한 우려가 깊다.

금융시장 정보업체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구성종목의 순이익이 지난해 4분기 25% 감소했고, 올해 1분기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이번주 발표될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월가 4대 투자은행에 대한 실적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기술주 거품 당시 모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일말의 희망이 있다.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되면서 거의 모든 영역의 기업이 실적 악화를 겪어 IT 거품 붕괴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곧바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금융권을 제외한 미국 기업의 실적은 실질적으론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을 제외하면 S&P 500대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12% 가까이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 약 9%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美고용 2개월째 감소…`바닥 가깝다`

고용시장은 경기후퇴를 알 수 있는 가늠자. 실직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힘든 시기는 거의 지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소식은 오히려 좋은 소식이다.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W. 폴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970년대 이후로 고용이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면 주식시장이 최악을 다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0년 7월과 8월에 비농업부문 고용이 2개월 연속 감소한 후, 같은 해 10월에 S&P 500 지수가 바닥을 쳤다. 1980년 5월과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개월 연속 감소하기 2개월 전에 미국 증시는 바닥을 경험했다.

◇증시 회복 생각보다 빨라…`통상 1년내`

최근 S&P 500 지수 저점 수준은 지난해 10월9일 고점 대비 19% 급락한 상황.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이처럼 급락한 것은 지난 20년동안 단 세 차례 있었다.

1989년 저축대부조합(S&L) 사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등을 겪으며 주식시장은 단기간에 급락했다.

그러나 약세장에 진입한 IT 거품 당시를 제외하고 두 위기는 다음해에 곧바로 회복해,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1998년 투매 직후 1년 내에 40% 급등세를 기록했다. 또 S&P 500 지수는 S&L 사태 당시인 1990년말 조정을 겪고, 그 후 1년 동안 3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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