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포스코와 경쟁하겠다"

"대우조선·대한통운 인수는 투자여력 검토해봐야"
  • 등록 2006-09-25 오후 2:37:03

    수정 2006-09-25 오후 4:07:03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동국제강(001230)이 국내 철강업계의 맹주인 포스코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장(전무)는 25일 JFE스틸과의 전략적 제휴 강화 협정을 체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국내 철강업계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동국제강도 후판 사업과 관련해 포스코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전무는 또 M&A 문제와 관련한 질문과 관련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해 인수 합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투자 여력이 있을지 검토해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장 전무는 이날 제휴 협력과 관련 "지난해 5월부터 JFE스틸과 전략적 제휴 협상을 시작했다"며 "이날 협정이 체결된 것은 동국제강과 JFE스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국제강은 JFE스틸과 상호 지분보유 확대, 기술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JFE스틸 지주회사인 JFE홀딩스의 주식 100억엔(약 800억원) 규모를 매입하고 JFE스틸은 약 2000억원을 투자, 동국제강 지분을 현재 4.09%에서 15%로 확대한다.

또 JFE스틸은 차세대 후판제품인 TMCP강 기술을 동국제강에 지원키로 했다.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에 필요한 슬래브(철강 반제품)을 JFE스틸에서 장기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장 전무는 지난해 9월 전략경영실장으로 임명된 이후 보수적인 동국제강 그룹을 `혁신`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JFE스틸과의 전략적 제휴 강화 협정을 체결한 것도 장 전무의 공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대신 JFE스틸 택했다"

장 전무는 "이번 제휴는 동국제강이 포스코의 우산에 벗어나 JFE스틸의 우산에 들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과거 국내 철강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했던 포스코가 최근 자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동국제강 역시 제 살길을 찾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JFE가 동국제강 주식을 15%로 확대할 경우 단일주주로는 동국제강 최대 주주로 부상한다. 또 일본 회계법상 동국제강은 JFE스틸의 지분법 평가회사로 등록된다.

장 전무는 "사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가 국내 철강업체들의 이익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함에 따라 동국제강 역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JFE스틸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대한통운 인수 검토..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검토

장 전무는 고로(용광로) 사업과 관련해서는 "JFE스틸과의 협력을 강화, 향후 브라질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만톤 규모의 중국 고로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JFE스틸과 협력해 브라질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비중있게 검토하겠다는 말이다. 

장 전무는 이와 관련해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희망은 철강업체들의 꿈"이라며 "최근 중국 M&A 절차가 복잡해 지면서 브라질에 합작으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이와 별도로 "동국제강은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다만 실제 인수할 지 여부는 자체로 동원할 수 있는 투자 여력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3조3126억원, 영업이익 4058억원을 기록한 후판, 철근 생산업체로 올해부터 후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21억6950억원, 영업이익 5조9120억원을 기록, 세계적으로도 최우량 철강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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