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올 초까지만 해도 캐시앱(Cash App)이 회사 성장성을 바꿔 놓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블록(SQ·옛 스퀘어)에 대해 호평하던 월스트리트의 블록 사랑이 차츰 식어가고 있다.
잭 도시 블록 최고경영자(CEO)의 과도한 비트코인 집착부터 주요 성장엔진이 돼야 할 셀러(Seller)와 후불결제서비스(BNPL)는 물론이고 캐시앱까지도 앞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블록 주가도 52주 신저가까지 추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블록 주가는 전일대비 1.74% 상승한 55.08달러로 장을 마쳤다. 다만 이는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이었고 그 이전 장중엔 53.90달러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날 블록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건, 과거에 대표적인 ‘친(親) 스퀘어 인사’로 널리 알려졌던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였다.
지난주 돌연 블록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낮추면서 목표주가도 125달러에서 57달러로 낮춰 버렸던 그는, 이날도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블록의 주력 성장사업인 캐시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중 단연 성장성이 높은 게 캐시앱이다. 팬데믹 이후 젊은층과 유색인종, 상대적인 저소득층 등이 주로 이용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이날 이 캐시앱의 성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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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쓴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18개주(州)에서의 소비자 지출 통계를 인용하면서 “술을 즐기는 미국인들이 최근 자신이 주로 마시던 술보다 상대적으로 값싼 술로 바꾸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통계를 보면 기존에 꼬냑이나 스카치 위스키를 즐기던 소비자들이 값싼 보드카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지난 6~7월 고가 주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고, 8월에도 소폭 반등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저가 주류는 8월 들어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만약 이런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이는 저소득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재정적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현상은 블록의 전사 매출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캐시앱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캐시앱 사용자 열 명 중 8명에 가까운 78%가 연간 평균 소득이 8만5000달러 이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비단 캐시앱만 우려스러운 게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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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주 투자의견을 내렸던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당시 “상반기 실적을 보면 비트코인 사업은 전체 블록 이익에서 고작 5% 비중밖에 안되는데도, 도시 CEO는 비트코인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플랫폼 자체를 성장시킬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시기에 블록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하회(Underperform)’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20달러에서 55달러로 내린 데이빗 토것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셀러와 BNPL 사업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셀러와 젊고 소득이 낮은 외상 거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BNPL 모두 거시경제가 악화하면서 그 역풍을 맞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BNPL은 사업자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고 정부 규제 우려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 내년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목표주가는 조금씩 내려면서도 아직까지 캐시앱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성장을 가속화하면서 블록에 게임 체인저가 됐다며 블록 주가에 낙관하는 모습이다. 실제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37명 가운데 24명이 블록에 대해 ‘매수(Buy)’ 의견을 내놓고 있는 반면 ‘매도(Sell)’ 의견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10달러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