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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본격적인 봄으로 접어드는 3월이다. 그러나 올해 게임 시장엔 봄이 찾아올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중소 게임 스타트업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주요 게임 기업들의 연봉 인상 릴레이 때문이다.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크래프톤의 연봉 인상 발표가 뼈아팠다. 현직 개발자 연봉을 일괄 2000만원 올리고 개발직 초봉은 6000만원으로 맞춘다고 발표했다. 게임 스타트업 개발직 3년차가 3000만원대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연봉 차이가 너무도 벌어진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 초 연봉협상을 끝낸 업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들려도, 이미 도장을 찍은 까닭이다. 그러나 3월 연봉협상에 들어가는 중소 스타트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스타트업은 자신감을 보이는 곳도 있다. ‘랜덤다이스’의 성공으로 유명한 111%의 경우 올해 초 전 직원 연봉을 평균 50% 올렸다. 업계 내 유일하다고 볼 정도로 드문 사례다. 이 회사 5년차 기준 개발 직군 평균 연봉이 6000만원 이상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크래프톤이 내세운 개발직 초봉 6000만원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김강안 111% 대표는 “완전한 자율출퇴근과 휴가(무제한 연차)도 개인이 자유롭게 내는 등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기업문화로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C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PC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으로 각각 플랫폼 격변의 시기에 성공 사례가 이어졌던 것처럼,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오지 않는 이상 개발직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뒤집기 한판’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다.
게임 스타트업 입장에선 인재 유출 대비도 쉽지 않다. 3,4년차 경력직이 주요 기업 신입으로 입사해도 연봉이 대폭 오르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 스타트업들이 개발직 수급 절벽 현상을 쇼크 수준으로 접하게 될 것이란 냉정한 현실 인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