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이어져 정부가 대응수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정체전선과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오는 5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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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6명 사망·6명 부상·7명 실종…소방관 1명도 실종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이번 집중호우로 6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고, 7명이 실종됐다. 지역별 사망자는 △서울 1명 △경기 1명 △충북 4명 부상은 △경기 2명 △강원 2명 △충북 2명 등이다. 실종자 7명은 모두 충북에서 발생했다.
먼저 지난 1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도림천에서 8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구조됐으나 숨졌다. 또 경기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와 50대 남성이 숨졌다. 충북 충주시 양성면 능암리에서 산사태로 인근 축사가 매몰됐고 이어 가스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하면서 50대 여성이 숨졌다. 엄정면 산만리에서는 70대 여성이 역시 산사태로 매몰돼 숨졌다.
충북 제천시에서는 금성면 한 캠핑장에서 한 40대가 유출된 토사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고, 음성군 감곡면 오궁리에서는 이날 불어난 마을 하천에 빠진 한 남성이 3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충북 충주에서는 폭우 피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소속 소방관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기도 했다. 이 소방관은 하천물이 불자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다가 지반이 침하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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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명 일시 대피 등 시설 피해도 이어져…중대본 3단계 격상
이재민 현재 166세대 366명이 발생했다. 하천범람 우려 등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도 경기 등에 1477명에 달한다. 시설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에선 70여 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저수지 2곳이 무너졌다. 충북 청주에서는 고속도로 54호선 비탈면이 유실되기도 하는 등 전국적으로 △토사 유출 8건 △도로 침수 14건 △하천 범람 2건 등이 발생했다.
특히 충북선은 선로에 토사 유입돼 이날 오전 6시 첫차부터 전 구간(제천∼대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태백선도 전 노선(제천∼동해)에서 운행을 멈췄다. 선로에 토사가 쌓이면서 영동선은 오전 8시쯤부터 동해∼영주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사유시설의 경우 △주택 침수 94건 △주택 반파 1동 △주택 일시 침수 61동 △차량 침수 7건 △산사태 16건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피해상황 속에서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대본 대응 수위를 비상 3단계로 격상했다. 3단계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될 때의 대응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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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까지 최대 500mm ‘물폭탄’…태풍 ‘하구핏’도 영향
한편 이날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중부지방과 북한지역을 오르내리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중국 남동해안을 향해 이동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에 동반된 매우 많은 양의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추가 유입되면서 앞으로 내리는 비의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까지 중부지방은 100~200mm,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 충청북부는 최대 300mm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후에도 강한 비가 이어지며 2~5일까지 총 누적강수량은 100~300mm, 최대 500mm가 넘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오는 3일까지 △중부지방(강원영동 제외) 100~200mm(많은 곳 300mm 이상) △강원영동, 전북, 경북 30~80mm(많은 곳 경북북부내륙 100mm 이상) △전북 5~40mm 등이다.
이어 오는 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50~10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겠다. 재해 취약시간대인 밤부터 오전 사이 비구름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이날 밤부터 3일 오전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mm 이상의 매우 강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태풍 ‘하구핏’이 중국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되는 시기에 방출되는 수증기의 양이 더욱 많을 경우, 5일 이후에 비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강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