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시신 훼손 피의자 구속…법원 "증거인멸·도주우려"

피의자 "때리고 막말해 살해했다" 범행 인정
발견 시신 일부 DNA 일치…警, 보강 조사 중
  • 등록 2019-08-18 오후 8:47:51

    수정 2019-08-18 오후 8:47:51

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쓴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A씨가 18일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손님을 살해해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뒤 한강에 유기한 피의자가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경찰이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A(39)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18일 밝혔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피의자가 살인 후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하고, 피해자 소지품을 나눠서 버리고, 모텔 폐쇄회로(CC)TV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가족 없이 모텔에 거주하고 중형이 예상돼 도주할 우려도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전 “B씨가 시비를 걸고 주먹으로 때려 다른 숙박업소로 가라고 했다”고 전했으며 B씨를 향해 “너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또 죽는다”고 말하기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자신이 숙식을 하면서 일하는 서울시 구로구의 한 모텔에 손님으로 온 B(32)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반말을 하면서 기분 나쁘게 하고 숙박비 4만 원을 주지 않으려고 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B씨가 자고 있던 방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약 4일 간 방치했던 것으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A씨가 유기한 시신은 12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최초로 몸통이 떠오른 것을 시작으로 16일 오전 10시 48분에는 시신의 오른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지문 채취를 통한 피해자의 신원을 확보한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가자 A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께 서울 종로서에 자수했다. A씨가 자수한 뒤 9시간 가량이 흐른 같은 날 오전 10시 45분에는 한강 방화대교 남단 인근에서 B씨로 보이는 머리 부위도 발견됐다.

경찰은 잇따라 발견된 시신 부위 간 유전자 일치 여부를 조사하고 나머지 시신을 확보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하는 동시에 A씨가 버렸다고 주장한 피해자의 유류품을 찾고 있다. 한편 이미 발견된 몸통과 팔은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하기엔 그 수법 등이 매우 잔혹한 점으로 미뤄 범행 동기에 대해 계속 보강 조사 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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