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에는 구한말 왕실 회화를 담당한 양기훈, 김응원, 김규진 등이 그린 매화·난·대나무 소재의 작품과 본인의 호를 딴 ‘석파란’으로 이름 높았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난 그림, 해당 소재가 그려진 왕실 소용 공예품 등이 나왔다.
매화·난·대나무는 개성 있는 생태적 속성으로 다양한 상징적 의미가 발달했다. 이른 봄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재생과 지조, 유려한 잎과 은은한 향기를 지닌 난초는 고귀함과 우아함, 대나무는 충성스러운 신하의 곧은 마음을 의미한다. 국화와 함께 군자의 덕목에 비유돼 사군자로 불렸다. 이후 그림을 그리는데 서예의 방법(서법)이 적용되면서 문인을 위한 그림 소재로 자리 잡았다. 조선의 왕을 비롯한 왕족과 사대부 계층은 이들 소재의 그림을 즐겨 감상하고 직접 수묵으로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병풍과 족자로 만들어 궁궐과 사대부집 사랑채 등의 공간을 장식했다.
새로 단장한 궁중서화실에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매화·난·대나무 그림을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 영상과 매화와 난 그림을 따라 그릴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전시에 흥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