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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령인 데다 폐 림프암 수술 등 과거 병력으로 건강 악화설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수뇌부가 병원에 총집결하는 등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11일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11시께 호흡곤란으로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으로 호송됐다.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고 11일 새벽 심장기능 상태가 호전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서울병원은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다.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혈관 확장술이다. 의료진은 심장과 폐 기능이 저하된 이 회장을 위해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 시술도 병행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 심장기능이 회복됐다”며 “스텐트 시술 후 진정제 투여 등 약물 치료를 했으며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심장마비에 따른 뇌 손상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초기 조치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잘 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독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 회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990년대 말 폐 림프암 수술을 받은 뒤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시달려 왔다. 의사의 권유로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는 하와이와 일본 등 기후가 따뜻한 지역에 머물면서 요양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면서 열흘 정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이 회장은 퇴원 뒤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 간의 만찬 행사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지만, 이번에 심근경색 증상으로 다시 입원하게 됐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해외 출장을 떠났던 이 부회장은 이날 귀국 직후 병원에 들러 이 회장의 상태를 확인한 뒤 삼성 서초사옥으로 이동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과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은 이 회장 상태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제외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실제로 병원 측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이내 취소하고 간단한 자료 배포로 대체했다. 괜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입원을 계기로 삼성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이 회장이 지난달 17일 귀국한 이후 서초사옥 출근 경영을 재개하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근 삼성SDS 상장 추진 등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더욱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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