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제1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와 유공자 포상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 시작 1시간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참석할만한 어젠다도 없고, 준비도 안 됐다”며 “원래부터 참석 여부를 고민해 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돌연 불참은 이 전 의원의 구속과 연관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0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일정 브리핑에서는 이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된 것으로 전달됐고, 취재기자단도 구성된 상태였다. 국정홍보방송인 K-TV는 이 행사를 생중계할 계획이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한 관계자는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아직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연설에서 측근 비리에 대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2월 기자회견에서는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고,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가슴을 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임기 7개월을 남겨두고 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가 논란이 된 직후 친형 구속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점에서다. 앞으로 민간인 불법 사찰 특검, 내곡동 사저 국정조사 등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이 대통령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