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CJ 아닌 포스코? 삼성은 왜…

포스코 사업적 관계 더 많아..향후 독자 행보에도 유리
  • 등록 2011-06-23 오후 12:03:54

    수정 2011-06-23 오후 6:23:07

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23일 11시 3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사업이 피보다 더 진한 건가요." 삼성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CJ가 아닌 포스코(005490)측에 합류키로 했다는 소식에 대한 업계 반응이다.

같은 핏줄이기는 하지만 삼성그룹과 CJ(001040)는 사업적 측면에서 그다지 관련이 없다. 반면 포스코는 당장 삼성중공업(010140)을 비롯해 삼성그룹내 상당한 계열사들에 철강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삼성SDS를 통해 물류 사업쪽으로 보폭을 넓혀온 삼성그룹 입장에서 나중에 헤어지기 힘든 CJ 보다는 포스코가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사업적 관계..포스코 > CJ 지난 4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포스코의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지난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삼성전자 수원 공장을 들른 뒤 이 사장을 초청한 데 이어 대한 답방 성격이다.

하지만 주요 대기업들과 포스코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도 이상하지 않다. 주요 대기업들은 포스코로부터 철강 제품을 공급받고 있기에 새로 선임된 사장단과 임원들이 포항제철소를 다녀간다.

삼성그룹 역시 전자와 중공업 등 철강 제품을 사용하는 계열사 임원들은 포스코 견학 코스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철강제품의 안정적 공급 등 포스코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특히 이재용 사장은 10년전 이건희 회장 이후 처음으로 오너 일가로서 방문했고, 정준양 회장에게 두 그룹의 파트너 관계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CJ와는 사업적 측면에서 협력을 낼만한 분야가 그다지 많지 않다. 삼성그룹은 전자와 중공업 중심이고, CJ는 식음료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져 있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 자식간에 영역이 겹치지 않도록 가르마를 타준 데서 기인한다. 

범삼성가는 시간이 흐른 현재는 되레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경쟁 구도로 가고 있을 정도다. 과거 삼성그룹은 CJ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충돌한 적이 있으며, 현재 신세계와 명품 분야에서 격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 삼성중공업이 포스코에서 공급받는 철강제품만 생각해도 삼성그룹과 포스코의 협력 관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그룹과 CJ그룹은 범삼성가라는 교집합 외에는 서로 보완해 줄만한 분야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 물류 강화하는 삼성SDS..향후 독자행보에도 유리

삼성SDS는 그룹내 SI업체이며 최근 물류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물류 사업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한 데 이어 올초에는 물류컨설팅업체인 이엑스이씨엔티를 인수해 역량을 강화했다. 재계에서는 삼성SDS가 그룹내 물류를 전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이같은 행보들이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를 점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사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이 상당 부분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서 향후 전개될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차피 3세들로 그룹이 쪼개질 것인데 삼성SDS의 보유 지분이 그룹 분할 과정에서 중요한 자금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삼성SDS는 현재 규모보다 더 커져야 한다.

이를 위해 물류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운명`을 지닌 삼성SDS로서는 비록 적은 지분율이나마 대한통운에 발을 담그는 것이 물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추후 독자 사업을 벌일 때 한 핏줄간에 영역 다툼이 있을 수 있는 CJ보다는 협정을 맺고 공존할 수 있는 포스코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 관련기사 ◀ ☞[마켓in] `삼성` 변수.. 대한통운 입찰 구도는 ☞[마켓in] `삼성` 변수.. 대한통운 입찰 구도는 ☞해운사 요즘 걱정은?..`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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