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KB금융지주의 `유별난` 사외이사제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후보 선출 당일인 3일 국회에서 사외이사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KB금융 회장은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면 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임명권을 갖고 있어 권력의 최정점이다. 사외이사들과의 관계만 잘 쌓으면 기존 경영자가 얼마든지 연임할 수 있는 구조다. 강정원 행장은 지난 2002년 국민은행장에 취임, 내년초 주총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출되면 벌써 10년째 한 금융사에서 최고경영자로 지내고 있다.
도덕적 해이도 지적받는다. 금융감독원 점검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 2명 이상은 운영하는 업체 등을 통해 국민은행과의 거래 관계가 있는데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러다 보니 경영진을 견제하라고 만들어놓은 제도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하고 있다. 견제를 넘어서 입맛에 맞도록 경영진을 길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무제한인 이들의 권한에 따르는 책임은 전혀 없고, 활동 성과 등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없다. 연임 여부를 결정할 때도 자기들끼리 찬반을 묻는 웃지 못할 구조다. 새로운 사외이사를 뽑을 때도 전원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추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새 멤버를 추천한다. `독립`을 넘어서 철옹성같은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에서는 회장 위에 사외이사 있다는 말이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 며 "일부 사외이사에게 인사청탁을 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 정도로 권력이 사유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을 포함해 사외이사 제도 전반의 개선을 추진중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권 사외이사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여는 등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초 이를 확정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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