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세시장 불안 조짐을 보이는 곳은 지난해 가을에도 전셋값 급등 현상을 보였던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 강북 일대다. 이들 지역은 쌍춘년 수요가 몰렸던 지난 가을 전세난을 겪은 이후 올 여름까지는 큰 시장 불안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신혼집 수요가 많아지는 가을을 앞두고 곳곳에서 전세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성북,노원 등 작년 전세난 지역 또 `불씨`
실제로 성북구에서는 최근 정릉동 중앙하이츠2차 72㎡(21평형)가 기존보다 1000만원가량 오른 1억2250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길음동 래미안길음2차 79㎡(24평형)도 500만-1000만원 가량 상승한 1억6000만-1억7000만원선으로 값이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3단지 저층 76㎡(23평형)의 경우 지난달 1억-1억1000만원선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평균 1억25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그마저도 물건이 적은 상태다. 1단지 89㎡(27평형)도 지난달보다 1000만원 가량 올라 1억4000만원선이다.
강북구 미아동의 W공인 관계자는 "맞벌이 예비 신혼부부나 아직 아이가 없는 젊은 부부들이 시내 출퇴근이 편리하면서도 저렴한 1억원 안팎의 전셋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입주물량 감소 불안"vs "계절적 현상"
하지만 강남 등지는 비교적 입주물량이 넉넉해 전세시장이 안정돼 있다. 송파구는 잠실동 트리지움(3696가구), 강동구는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1622가구), 동작구는 상도동 포스코더샾(1122가구) 등 대형 단지 입주가 진행중이거나 다음달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현재 수급이 달리는 강북 및 강서지역보다 30-70%가량 전셋값이 비싸고, 중소형보다는 중대형 전세매물이 많아 다른 지역의 전세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분양가상한제, 청약가점제 등 전세수요 장기화 요인에 계절적 수요가 겹치며 중소형 전셋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쌍춘년이었던 지난해 처럼 수요가 급증할 요인은 없다"며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