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손동영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이후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초과하는 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급격한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화량은 적정수준을 초과하지않도록 관리하기위해 금리까지 동원할지, 아니면 미시적 방법으로 할 지를 함께 검토하고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특히 5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3월 산업생산 동향은 예상했던 그대로”라며 “다만 미국증시 약세나 달러/원 환율 급락은 예상하지않았기때문에 좀더 주시해야겠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취임 1개월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어 현 상황이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수출과 설비투자의 본격 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다소의 과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또 “근원인플레이션은 상반기 3% 내외에서 안정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확대되어 4분기엔 3%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부동산가격 급등, 각종 선거 및 국제스포츠행사 등으로 일반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상황이고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는 만큼 향후 물가가 이러한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예보채가 일부 국채로 전환·발행되더라도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예보채 차환발행 예정물량중 일부가 국채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채권공급물량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외환정책과 관련, “외국인 주식매입 또는 매도가 대규모로 이루어질 경우 외환시장의 수급불균형으로 환율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한 수급조절을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은 단기외채상환이나 외국인증권투자자금 유출 등에 따른 외환지급소요에 모자라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아직은 미흡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타국 보다는 다소 큰 외환보유액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임명과 관련, 한은직원들의 반발이 거센데 대해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분들은 거시정책에 대한 충분한 식견을 갖추고 출신에 관계없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해 왔다”며 “다만 현행 한은법상 민간단체의 금통위원 추천제도는 법의 취지대로 투명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이외에도 국가경제의 이해와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는 정책조언에 머물러야 하며 우리 나름의 견해표명이 대외적으로 정부정책의 혼란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