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화재 주범…실외기 앞 흡연 절대 안돼요"

[금융인라운지]김성제 화보협회 화재조사센터 책임
여름철 에어컨 화재 '경보'…6~8월 주요 화재 원인
3년간 화재 피해액 38억원…친환경 냉매 화재 취약
"실외기, 먼지쌓여 화재 위험…점검·청소 자주 해야"
  • 등록 2024-06-16 오후 6:27:52

    수정 2024-06-16 오후 7:14:09

[여주=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여름 최근 1~2년 내에 구매한 에어컨은 실외기 화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16일 경기도 여주 한국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에서 만난 김성제 화재조사센터 책임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일이 더욱 바빠졌다고 했다. 겨울철 못지않게 여름에도 화재 발생이 많아졌는데 곳곳마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화재 발생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성제 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 책임이 에어컨 배관 손상을 통한 가연성 냉매 유출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병묵 기자)
김 책임은 “여름도 겨울철만큼 위험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특히 가연성 ‘친환경 냉매’를 사용하는 최신 에어컨은 전선 접촉 불량, 실외기 배관 마감 부실, 담배꽁초로 투척 등으로 불이 날 가능성 매우 커졌고 실제 화재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연간 에어컨 화재의 63%는 6월에서 8월 사이에 발생하고 있다”며 “에어컨 화재는 매년 늘어나고 있고 지난 3년 동안 이에 따른 재산 피해는 38억원, 사상자도 75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년 에어컨 화재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234건(약 80%)으로 가장 많았고 과열 등 기계적 요인 22건(7.5%), 부주의 18건(6.1%) 순으로 나타났다.

김 책임이 속해 있는 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는 과학적인 화재현장 조사와 제조물 화재감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화재 발생 시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현장 조사를 나가며 발화 원인을 규명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배상 범위를 설정한다. 센터는 또 경찰과 소방 등과도 화재 예방 관련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에어컨 화재재현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책임은 “매년 100여건의 중대형 화재원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08년 화재원인조사 업무를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1500여건의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책임이 지목한 최근 여름철 화재의 최대 리스크는 에어컨이다. 지난 2022년부터 새로 출시한 제품은 ‘친환경 냉매’를 사용하는데 오존층 파괴 문제로 CFC(염화불화탄소·프레온가스) 냉매를 퇴출한 상황이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HFC(수소불화탄소) 계열 냉매로 대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R-32 물질이 환경에는 좋으나 ‘가연성’이란 점이다. 김 책임은 “오존층파괴지수(ODP)와 지구온난화지수(GWP)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R-32 냉매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가연성가스, 산업안전 보건법 시행령에는 인화성 가스로 분류돼 취급상 주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부분 CFC(프레온가스) 냉매처럼 불연성 가스로 잘못 인식하고 있어 ‘에어컨에 무슨 불이 나’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화재 발생 위험에 둔감한 게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외기 대부분 건물 외벽 등 노출된 장소에 설치돼 있어 먼지와 습기 등 도전성(전기가 통하는 성질) 분진이 쉽게 누적돼 있고 주변에 있는 냉매 배관이 불꽃방전 등에 의해 녹아내려 이러한 친환경 냉매 누출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보면 음식점을 이용하는 이용객이나 행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실외기 주변에서 많이들 담배 피우는데 이것이 에어컨 화재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에어컨 사용자는 실외기 주변에 대한 점검과 청소를, 주위에 흡연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신경 써 화재 예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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