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미국 에너지부가 중국 연구소의 유출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노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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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밀 정보 보고서를 백악관과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제출했다. 미 에너지부의 결론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유나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에너지부는 과학적인 전문성을 갖춘 기관으로 고급 생물학 연구를 포함해 미국 국립 연구소들을 관할로 두고 있어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 에너지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 정보기관들은 바이러스 확산의 출처를 분석·조사했다. 국가정보위원회(NIC)를 포함해 미 정보기관 5곳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자연 발생했을 가능성을 지지하지만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 2곳은 이에 대한 결론을 아직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발생한 사고를 통해 확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이후 중국은 이에 대한 연구를 위해 후베이성 우한시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연구소를 집중 설립했다. WSJ는 에너지부의 보고서를 접한 인사들을 인용해 이 같은 결론에 ‘적당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FBI와 달리 에너지부는 ‘약한 확신’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방송 CNN에 출연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자연 발생했는지, 혹은 중국 실험실의 유출로 시작됐는지 미국 정보기관 사이에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많은 통찰력이나 정보를 얻는다면, 우리는 의회와 미국 국민들에 공유할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에 거듭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중국 내 연구소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부각될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