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매할 때 활용하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투자자 의사와 무관한 100억원 규모의 주문이 체결되는 착오가 발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투자의 MTS에서 주문 에러가 발생했다. 장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총 5700여건, 체결 금액 기준으로 100억여원의 주문이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 (사진=신한금융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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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에러는 21일 오전 신한금투의 주문 서버 중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발생했다. 주문거래가 반복해서 서버에 입력되고 이들 거래가 처리되지 않고 쌓이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부터 발생한 문제지만 신한금투측은 해당 문제를 오후가 돼서야 파악했다. 고객과 지점의 민원이 잇따르자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MTS는 증권사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다. 다만 신한금투의 경우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해당 에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간 쌓였던 주문이 중복으로 거래되면서 고객이 원하지 않았던 거래까지 체결됐다는 것이다. 총 체결건수는 5700여건, 체결금액은 100억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지 않은 매매로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 HTS·MTS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039490)의 HTS가 사상 첫 마이너스권으로 진입한 국제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해외 선물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이에 신한금투 측은 “주문지연으로 오후 2시에 100억원 규모가 체결된 것은 맞지만, 모두 중복 매매는 아니고 정상매매도 섞여있다”며 “현재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전수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 때문에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면 손실 보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