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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이익 ‘반토막’…정부 세수도 급감 우려
1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두 회사의 작년 한해 법인세비용은 각각 16조 8151억원, 5조 8010억원 등으로 총 22조 6161억원으로 전년(16조 8065억원) 대비 34.6%(5조 8096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한해 국내 법인세 총액(70조 9000억원)의 31.9%에 달했다. 또 법인세 증가분(11조 8000억원)의 절반 가량을 사실상 두 회사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값 하락세가 이어져 D램 가격은 50%, 낸드플래시 가격은 20% 가까이 떨어지며 두 회사의 실적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발표한 올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 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수익이 60%나 줄어든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법인세는 전년도 세액을 다음해 3월과 8월에 나눠서 걷는 구조이기 때문에 급격한 감소에 따른 세수 감소 위험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반도체 호황기에 부과된 법인세를 시장 침체기에 고스란히 내야하는 탓에 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인세는 전년도 금액을 올해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세수나 국가 채무 등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선 전년 대비 올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 직후 급격한 실적 악화…높아진 세율에 더 커진 稅부담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세 부담까지 커지면 투자 여력은 상대적으로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차원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주도인 우리 경제 여건상 OECD 평균 이하로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당장 어렵다면 세액공제 등 단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R&D(연구개발)나 시설 투자 세액공제를 대폭 늘려 투자하는 기업에겐 세금 부담을 줄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