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멀쩡한 차에서 잇따라 불이 나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BMW 화재 원인의 최종 결론이다. 당초 BMW사가 밝힌 ‘화재 원인은 일부 부품 문제’라는 해명과 달리 4개월간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냉각수 보일링 현상 등 근본적으로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BMW가 사전에 결함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ㆍ축소하고, 늑장리콜을 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과징금 112억 부과, 검찰고발을 진행했다.
조사단, 4개월간 하루 24시간 가동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부터 BMW 차량 화재가 잇따라 발생(총 52대)하자 8월 한국교통안전공단 내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다. 조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법률·소방·환경 전문가, 국회, 소비자단체(19명)와 자동차안전연구원(13명) 등 민관 합동 총 32명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화재 사고가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한 상황이어서 뒷북조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도 순탄치 않았다. BMW사에 화재와 관련한 분석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결국 국토부가 자료제출을 계속 요구하자 마지못해 자료를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부실해 결함을 숨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리콜만으로 근본대책 안될 수도
조사단은 화재 원인 조사 과정에서 지난 7월 BMW가 자발적으로 실시한 1차 리콜(520d 등 42개 차종, 10만6371대)에 이어 지난 10월 리콜 비(非)대상 차량이었던 BMW 118d 등 52개 차종, 6만 5763대 추가 리콜을 이끌어냈다. 조사 과정에서 118d 등 일부 디젤차량이 이전 화재 차량과 동일한 엔진, 동일 EGR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1차 리콜에서 제외된 사실을 확인해 BMW사에 강력하게 해명을 요구하자 뒤늦게 2차 리콜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최종 조사 결과에서 EGR밸브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완전히 닫지 못하는 현상(일부 열림고착)과 이에 대한 경고(알림)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다는 것도 확인했다. 경고(알림) 없이 EGR 쿨러내 가스유입가 유입되고 이에 따른 EGR 쿨러 균열이 가속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국토부는 이번 최종 화재 원인 결과에 따라 BMW 리콜대상 차량 전체(65개 차종, 17만2080대)에 대해 흡기다기관을 점검한 뒤 교체하도록 리콜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특히 지난 7월 1차 리콜 당시 적정하지 않은 신품 EGR(공정최적화 이전인 2016년 7월~12월 사이에 생산)로 교체된 차량(약 850대 추정)에 대해서는 EGR모듈 재교환 조치를 병행한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여전히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BMW가 차량 17만대 리콜을 실시하면서 EGR 모듈을 신품으로 교체했지만,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인 EGR 쿨러 용량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GR 쿨러 용량에 변화가 없으면 EGR 쿨러에 균열이 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누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박 단장은 “BMW에 EGR 쿨러의 내구성과 신뢰성에 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