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금리 0.1%포인트라도 더 얻기 위해 은행 예금 특판을 기웃거리고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찾아보던 박세영씨.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연 2~3%만 돼도 괜찮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런 수익률로 언제 돈 모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의 금융상품을 찾던 박 씨의 눈에 띈 것은 목표전환형 펀드. 가입 후 누적수익률이 연 4~6% 수준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최근 ‘하이 싱글 디짓 리턴’(High Single Digit Return)이 재테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한자리수지만 그래도 후반대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금융상품을 찾는 모습이다.
한자리수 후반대 수익률을 찾아라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목표전환형펀드, 공모형 부동산펀드, 항공기펀드, 신재생에너지펀드, 헤지펀드 등이 ‘하이 싱글 디짓 리턴’ 상품으로 꼽힌다. 그동안 정기예금, 원금보장형 ELS, 채권 등 기대수익률이 연 5% 미만인 상품에서 벗어나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연 5~9%의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상품이다. 대체로 연 7~8%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면서 낮은 변동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중위험·중수익 상품과 비교해보면 기대수익률은 낮추고 안정성은 강화했다.
특히 올들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고점 논란이 일자 향후 조정장에 대비해 일정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목표전환펀드는 67개로 이중 45개가 올해 선보였다. 올들어 유입된 자금은 5344억원으로 작년 191억원에 비하면 28배에 달한다. 투자대상도 배당주, 4차산업 관련주, 가치주, 중소형주 등으로 다양하고 투자대상 국가 역시 유럽, 중국, 인도네시아, 프런티어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해외 부동산펀드·항공기 펀드 등 주목
하나자산운용의 ‘하나나사부동산1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입주한 워싱턴 D.C. 소재 ‘투 인디펜던스 스퀘어 빌딩’에,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2’는 호주 연방정부 교육부가 장기 임대한 캔버라의 ‘50 마커스 클라크 스트리트’ 빌딩에, ‘한국투자 도쿄 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 1호’는 일본 도쿄 코토쿠 아리아케 지역의 아리아케 센트럴 타워에 투자했다. 대부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건물이어서 향후 운용기간이 끝나면 건물 매각에 따른 차익도 노려볼만 하다. 물론 반대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하지만 운용기간 중에는 연 5% 이상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항공기펀드는 항공사에 비행기 구입 대금을 빌려주거나 비행기를 빌려주는 리스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저비용항공사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항공기 금융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라 당분간 시장 전망은 밝다. 수익률도 연 5%대 안팎으로 꾸준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선보인 항공기펀드는 총 15개로 모두 사모펀드 형태여서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다. 그러나 일부 자산운용사에서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항공기 공모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수익·중위험의 대표주자였던 ELS 상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홍콩 H지수 급락으로 대거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하며 마음고생을 한 투자자들이 많았고 지금은 글로벌 증시가 많이 올라 새로 ELS에 투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