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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유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회사인 ‘나노젠 바이오제약’(이하 나노젠)의 호난(Ho Nhan) 회장을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에서 만났다. 그는 나노젠의 2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펀드의 주주총회 참석과 국내 제약회사와의 미팅 등을 위해 4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호난 회장은 자신이 이끄는 나노젠에 대해 “바이오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제조 회사”라며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등의 제품을 만드는 3개의 공장을 호치민에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그곳에 있는 유명 바이오업체에서 15년간 근무한 호난 회장이 베트남으로 돌아와 나노젠을 설립한 것은 1997년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이머징(신흥국) 마켓에 필요한 항암제나 치료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죠.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는 적합한 약재를 만들기 위해 모국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회사를 만들게 된 겁니다.”
베트남 1위 기업인 나노젠이 현지가 아닌 한국의 코스닥시장을 IPO 대상지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업체와의 협력을 위해서다.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에 비해 우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레시피와 부재료로 사용한 바이오시밀러에 더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베트남보다 바이오에 대한 정보나 투자자 인식이 높죠. 우리의 강점을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자본시장이 코스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노젠은 2019년 국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시 시가총액 1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투자은행(IB)간 주관사 경쟁이 치열하다. IPO 이후에는 국내 제약사와 손잡고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호난 회장은 “한국 제약사와의 콜라보를 통해 우리가 만든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잠재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회사 5곳의 제약회사와 미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3년 안에 IPO 한 뒤 한국 제약사를 인수(M&A)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업체와 경쟁관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들이 다루는 약품과 나노젠이 다루는 약품은 유사하고 겹치는 것이 많지만 이곳 업체들은 생산에 치중하는 반면 나노젠은 원재료 개발과 제조가 주업무입니다. 서로 라이센스를 빌려주며 윈윈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쟁보다 보완관계가 봐야겠죠.”
호난회장은
베트남에서 태어났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애리조나대학에서 약학을, 보스턴 대학에서 임상학과 병리학 등을 공부하고 미국에 있는 제약·바이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이후 베트남으로 귀국 후 1997년 호치민에 ‘나노젠 바이오제약’을 설립했다. 나노젠은 2012년 간염치료제 복제약 생산에 성공, 베트남 간염 환자 감소에 크게 기여했. 단백질 의약품인 페길레이션 미국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유일한 바이오시밀러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