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예견된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크게 위축됐던 2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중국이 미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 국채 투자시 상대적인 위험도를 감안해 단기 국채를 매입하고 장기 국채를 파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中 2월 미 국채 매입 늘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의 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0.6% 늘어난 744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중국이 달러화 자산 보유에 대한 우려를 거듭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월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미 국채 매입을 확대했다는 관측이다.
미쓰비시 UFJ의 크리스 럽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재무부 채권은 가장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으로 꼽힌다"며 "2월에는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압도적이었다"며 중국의 미 국채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 자산을 내다 팔 것이라는 우려도 옅어지고 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윈 틴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이 달러화 자산을 대량으로 내다팔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단기 국채 사고 장기 국채 팔아
미 외교외원회의 브래드 셋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2월 미 단기 국채(T-bills) 56억1000만달러어치를 매입하고, 장기 국채 9억6000만달러어치를 매각해 총 46억4000만달러의 미 국채를 사들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수개월간 중국은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자산 매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단기 국채를 매입하고 장기 국채를 매각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편 셋서는 2월 중국이 총 미 국채 매입 규모를 늘렸지만, 같은달 미국 은행 예금을 172억4000만달러로 축소한 것을 고려하면, 130억달러의 미국 자산을 판 셈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미국 자산 매입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중국이 미국 은행보다는 정부가 보증하는 국채 등의 투자에 주력하고, 또 미 국채 중에서도 단기 채권에 관심을 갖고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