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 하에서 정유업체들은 공화당의 `도움(?)`으로 갖은 세금 인상을 막을 수 있었고, 상품시장 강세까지 겹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후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유가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차기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무게를 두면서 정유업체들의 사업 환경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환경 에너지 사업 자체의 미래도 밝다고만 말하긴 어렵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고, 어떻게 전개돼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 지 아직은 리스크가 크다.
◇ 정유업체 `울고` 친환경 에너지 업체 `웃고`
미국 의회는 석유와 가스 기업들에 대해 세금을 효율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입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오바마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특히 멕시코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인상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부시 행정부 당시 공화당의 거센 반대로 기존 의회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를 장악함에 따라, 정유업체들에 대한 세금 부과 관련 법안이 탄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회가 바이오 연료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에너지 효율성 제고방안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에 따라 엑손 모빌과 코노코 필립스, 셰브론 등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유 및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는 이미 이를 반영, 급락세를 타고 있다. 필라델피아 오일 서비스는 7월 초 이래 64% 급락했고, 아멕스 오일 인덱스는 45% 하락했다.
◇ 친환경 에너지, 왜 중요한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특히 일자리를 창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육성함으로써 발생되는 일자리가 모두 500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 관련 일자리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발생될 수 있다. 수송업 측면에서는 휘발유·디젤 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를 친환경 에너지 이용으로 변환할 경우 막대한 인력이 필요하다.
소비가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사회기반시설과 교통시설이 친환경 시설로 개조되기 위해서는 철강과 콘크리트, 플라스틱, 친환경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문제는 비용과 활용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을 위해 가장 큰 장벽은 비용 마련이다. 비용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1년 여 앞서 내놓은 환경친화적인 21세기형 도시 건설 목표 개선안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당시 발표된 방안 가운데 하나인 혼잡통행료 부과는 현재 뉴욕주 입법부가 추진하고 있다. 또 그동안 무료로 제공됐던 비닐봉지에 각각 6센트의 가격을 매겨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비닐봉지 가격 산정 방안은 시 의회에서 약간의 반대 여론이 있긴 하지만 예산을 늘려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주에서 추진 중인 방법 외에 연방 정부의 국방 예산 축소와 다국적 기업들의 제 3국을 이용한 탈세 억제 등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제한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넘는 자동차나 건물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비용을 마련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친환경 에너지가 실생활에 어느 정도 적용되느냐다.
블룸버그 시장은 1만3000대의 택시를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대체하려 했으나 택시업체들의 반발과 연방법원의 불가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원유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이용을 늘리는 방안으로 세제 혜택, 또는 의회와 주 정부의 강제적인 에너지 효율성 기준 제시 등을 언급하고 있다. 택시 등 영리법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친환경 에너지 이용 증대를 위해서는 강제성을 띠거나 `당근`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