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삼성그룹 총수 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1000억원을 대출받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호텔신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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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지난달 27일 현대차증권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 253만2000를 담보(질권 설정)로 1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주식의 0.04%에 해당되며, 당시 종가(7만100원) 기준으로 1774억9320만원 상당이다. 질권 설정 기간은 내년 1월 24일까지며, 이자율은 4%다.
이 사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은 이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총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오는 2025년까지 납부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 매각과 대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개인 최대 주주로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홍라희 전 관장은 지난 4월 삼성전자 주식 2412만3124주(0.4%)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 지난달 5일에는 삼성전자 주식 1994만1860주를 매각하기로 하고 KB국민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2243만4000주를 담보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증권금융, 메리츠증권에서 1조원도 대출받았다.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물산 지분 17.49%와 삼성SDS 지분 9.2%을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서는 지난 4월 계약 체결 때까지만 하더라도 0.7% 수준인 4202만주를 공탁했으나, 최근에 0.1% 수준으로 계약 내용이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진 사장도 지난달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당시 종가 기준 2362억원)를, 이서현 이사장도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2362억원)와 삼성생명 주식 345만9940주(2470억원)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