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對北 선제타격, 미국인에 막대한 위험 초래" 경고

주한 美대사 낙마후 WP기고…선제타격 회의론 펼쳐
"대북타격, 北핵·미사일 못막아…지연시키는데 그쳐"
“트럼프, 北에 軍전력 통할 것이란 추측만 있어"
"한미일 공조해 지속적·장기적 전략만이 효과"
  • 등록 2018-02-01 오전 9:14:41

    수정 2018-02-01 오전 9:14:41

차기 주한 미국 대사 내정자로 알려진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 (사진=CSIS 홈페이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차기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돌연 낙마하게 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대북 무력 사용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차 석좌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전략은 미국인에게 막대한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냈다. 그가 주한 미국 대사에서 낙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코피 떠뜨리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에 맞서 정밀·선제 타격하는 대북 전략을 뜻한다.

그는 기고문에서 “선제타격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연시킬 뿐, 핵 위협 확산을 저지하지는 못한다”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북한이 복수심에 핵 무기를 불량한 반미 세력에 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력 앞에 즉시 탈출할 수 없는 주한 미국인 23만명, 주일 미국인 9만명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위험에 떨어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제정신이 아닌데다 막을 수도 없는 독재자(김정은)에게 미국의 전력을 과시해 주눅들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피츠버그나 신시내티 같은 미 중간급 도시 인구에 맞먹는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 석자는 “나는 이 행정부 내 한 직위의 후보로 고려되던 시기에 이런 견해를 피력했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그의 주한 미국 대사에서 낙마하게 된 주된 이유가 ‘코피 떠뜨리기’ 전략에 있어 백악관과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그는 또 코피 떠뜨리기와 같은 자멸적인 전략이 아니더라도 선제타격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4가지 요소는 ·유엔 회원국과의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 이행 △통합미사일 방어 구축, 정보 공유, 대잠전·타격 능력 등 한일 동맹군 전력의 현저한 강화 △북한의 모든 미사일 봉쇄를 위한 한미일 해상동맹 구축 △핵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미국의 선제 타격이 아닌, 북한의 선제 공격에 대비한 군사옵션 준비 등이다. 북한이 주변국 어느 한 나라라도 먼저 공격하게 된다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메세지를 확실하게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이외에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북핵 확산을 허용한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결과에 직면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같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전략만이 미국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도 북한의 약점을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미국인 수십만명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 석좌가 명쾌한 해명을 듣지 못하고 주한 미국 대사에서 낙마하게 된 것과 관련, 백악관이 강경한 대북정책을 고수하는 만큼 후임으로 강경파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P 등은 분석했다.

북한 핵무기 개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7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 회담에서 빅터 차(왼쪽)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아시아 담당 국장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AFP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장님 제가 해냈어요!"
  • 아찔한 눈맞춤
  • 한강, 첫 공식석상
  • 박주현 '복근 여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