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브라질 사모펀드인 3G캐피털이 소유하고 있는 크레프트하인즈가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 인수를 추진하다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크래프트하인즈는 계속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는데다 다른 미국 회사 인수도 고려하고 있어 성장 정체에 시달리는 식품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버크셔와 3G캐피털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식품업체인 크래프트하인즈가 유니레버를 인수하기 위해 1430억달러(원화 약 164조4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공식 제안했지만 유니레버측이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3G캐피털은 지난 2013년 케첩회사인 하인즈를 23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버크셔와 손을 잡았다. 이후 지난 2015년 몬델리즈인터내셔널로부터 분산한 뒤 오스카마이어라는 브랜드의 치즈와 가공육, 포장식품, 맥스웰하우스커피 등을 생산하던 크래프트푸드그룹까지 사들여 크래프트하인즈라는 전세계 5위의 식음료업체를 탄생시킨 바 있다. 만약 유니레버까지 합병하게 된다면 네슬레의 뒤를 잇는 전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건강을 중요시하는 음식문화가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식품 브랜드 판매가 큰 타격을 입고 있고 대형사들의 혁신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의 합종연횡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드워드존스의 브리태니 웨이스먼 애널리스트는 “일단 유니레버의 퇴짜로 크래프트의 인수합병(M&A)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겠지만 여전히 크래프트의 향후 행보가 어떨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며 “매출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고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만큼 조만간 또다른 액션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