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서교동 화재 현장에서 이웃 구한 20대 남성, 결국 숨져

  • 등록 2016-09-21 오전 10:02:21

    수정 2016-09-21 오전 10:02:21

[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최근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대피시키다 연기에 질식해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진 20대 남성이 끝내 숨을 거뒀다.

20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달 9일 오전 4시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원룸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이웃을 대피시켰던 A씨가 쓰러진 지 10여일이 지난 이날 새벽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일단 먼저 대피하고 119에 신고를 한 다음 불이 난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갔으나 연기를 많이 마신 탓에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A씨의 이웃은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르며 ‘나오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대피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A씨가 불이 난 건물에서 이웃을 구조했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A씨가 화재현장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 구조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확인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화재는 이별을 선언한 동거인에게 격분한 20대 남성의 방화로 시작됐다. 이른 새벽 원룸 한 동을 모두 태운 큰 불이었지만, 모든 거주자가 구조돼 A씨를 제외하고는 인명피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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