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실어야 할 컨테이너 박스가 부족해, 컨테이너 박스 가격이 호황기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2000년대 들어 최고가로, 일각에선 20년 최고치란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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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2000달러에 거래됐던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한 개는 최근 2700~275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반년 사이에 35~38% 급등한 것.
이는 금융위기 영향이 본격적으로 해운업계에 영향을 미치기 직전인 지난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에 거래된 가격(2500~26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0년대 들어 최고치로, 일각에서는 지난 20년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금상선, 흥아해운, 고려해운 등 중견 컨테이너선사는 물론이고 한진해운(117930), 현대상선(011200) 등 대형 컨테이너선사들도 일부 지역에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선주협회는 "금융위기 이후 컨테이너 박스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공장을 가동한 탓에 컨테이너 박스의 수요·공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박스를 빌리는 가격도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 임대료가 하루 0.3달러에서 작년 10월 0.5~0.6달러로 2배로 뛰었다.
이것이 올해 4월부터 주단위로 상승하면서 지난 5월 1달러까지 뛴 상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주단위로 컨테이너 박스 가격과 임대료가 급변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과 성수기를 지나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혼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컨테이너 박스 생산량이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부족분을 상당 부분 충당했다는 점도 하락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하락 전망은 소수 의견이다. 다수는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세계 양대 컨테이너박스 제조업체가 중국 CIMC와 중국 싱가마스이고 대부분의 공장이 중국에 있는 탓에 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컨테이너 박스 판매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현재 가격에 컨테이너 박스 발주를 할 수 없어 대기하고 있는 수요가 가격 조정기에 나올 가능성이 커,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컨테이너선사들은 내년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연말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 수요를 더 묶어두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떨어져 봤자 2400~2500달러라고 보고 있다"며 "연말까지 컨테이너 박스를 마련하지 못하면 내년 초에는 또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담당자가 조급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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