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채선물의 비밀-한일투신(중)

  • 등록 2001-11-09 오후 1:08:57

    수정 2001-11-09 오후 1:08:57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은 한일투신 채권운용본부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고정금리채권+스왑=3개월 FRN 한일투신의 스왑펀드는 7월부터 발매돼 2개월만에 1조원이나 팔려나갔다. 3개월, 6개월 짜리 펀드인데 일반 법인의 단기자금 운용 상품으로 개발된 것이다. 고 상무는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3개월 짜리 단기펀드 수요가 많은데 그 수요를 충족시키는 상품으로, IRS를 응용했다”고 말했다. 스왑펀드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3년 회사채  ---> [[스왑   <~~CD   {스왑 상대방   
수익률 7%}          펀드]] --->6%  (은행)}
우선 스왑펀드에서 3년 만기 회사채를 산다. 수익률은 7%. 동시에 3년 IRS 고정금리 지급(pay), 변동금리 수취(receive) 거래를 한다. 이때 스왑 레이트는 6%라고 하자. 즉 변동금리(CD)를 받는데 고정금리 6%를 지급한다는 것. 결국 스왑펀드는 3개월마다 CD+100bp를 받는셈이다. 처음에 3년만기 회사채를 산 것이 스왑거래를 함으로써 3개월마다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채권(FRN)으로 바뀐 것이다. 3년만기 채권을 3개월 짜리로 나눠서 3개월 단기자금을 맡긴 고객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최대 3년까지 3개월 펀드를 계속 롤오버해서 이어갈 수 있다. (롤오버의 전제는 물론 고객들이 한일투신에 3개월 단위로 자금을 계속 맡기는 것이다.) 여기서 굳이 IRS를 쓰는 이유는 현물 채권의 만기가 어떤 것이든 IRS로 똑같은 거래를 할 수 있어 헤지가 쉽기 때문이다. 금리변동에 대한 헤지는 국채선물로도 가능하지만 만약 7년짜리 채권이면 국고채 3년이 기준인 국채선물로는 정확하게 헤지를 할 수 없다. 3개월 펀드에 3년만기 회사채를 그냥 넣어두면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되지만 스왑거래를 하면 CD+100bp로 안정적인 이자수입(carry)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위험은 있다. 스왑펀드에 회사채 또는 국고채와 스왑계약만 있다고 해보자. 어느날 금리가 떨어져서 국고채는 3bp, 회사채는 4bp, 스왑 레이트는 4bp 하락했다. 스왑도 일종의 가상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스왑을 페이한 것이므로 숏(short 매도) 포지션이다. 펀드에 국고채+스왑만 있다면 1bp 손해다.(국고채에서 3bp 이익, 스왑에서 4bp 손실) 펀드에 회사채+스왑만 있다면 손익이 없다.(회사채 4bp 이익, 스왑 4bp 손실) 이처럼 펀드에 초과수익이 없거나 오히려 손실을 보면 투신에 돈을 맡겨야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스왑펀드는 일정 부분 국채선물로 헤징을 하고 초과수익을 위한 트레이딩도 한다. 고 상무는 “채권, 스왑, 국채선물 간의 포지션 관리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말한다. ◇시스템 펀드 운용자는 포지션 관리가 상당히 어렵지만 단기상품으로 스왑펀드는 인기를 끌었다. 고 상무는 “사실 대부분의 투신 펀드가 스팟펀드로 금리 오르면 듀레이션 줄이고 금리 떨어지면 듀레이션 늘리는 단순한 전략”이라며 “1~2년은 이런 식으로 잘 할 수 있지만 이런 딜링에만 계속 의지하면 장기적으로는 수익률 관리가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 6개월 수익률이 얼마라고 고객에게 장담해놓고 금리가 거꾸로 가서 제시 수익률을 못맞춰주면 이렇게 저렇게 맞춰보다 그것도 안되면 손실을 내서 고객 신뢰를 잃는 그런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50bp~100bp 정도 높은, 그러나 금리가 오르건 내리건 수익률이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스왑펀드를 생각해낸 것이다. ◇엄청난 국채선물 거래의 비밀 스왑펀드에서는 일단 돈이 들어오면 보유 채권의 만기가 3년이면 3년 IRS, 채권 만기가 5년이면 5년 IRS 계약을 하는 것으로 IRS의 역할은 일단락된다. 펀드 규모가 1조원이나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채선물 매도(예를들면 1000계약)로 헤지를 걸고 시작을 한다. 그 다음 IRS 고정금리 페이를 하고 시황에 따라 국채선물 매수 또는 매도로 듀레이션을 조절한다. 초과수익을 위해서 장중에 국채선물 트레이딩을 한다.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면 매수 플레이를 하다가 종가에는 최초의 헤지 비율인 1000계약 매도를 맞춘다. 반대로 선물 가격이 떨어지면 매도 플레이를 하다가 환매수로 처리한다. 이런 트레이딩으로 5~10틱 정도의 초과수익을 얻는다. 고 상무는 한일투신의 운용 포커스는 스왑펀드가 아니라 인덱스 펀드라고 말한다. 인덱스 펀드에 적용된 개념과 국채선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덱스 헤지 펀드는 인슈어런스(insurance) 전략이 기본이다. 합성 옵션(synthetic option)을 만드는 것이다. 인덱스 헤지 펀드는 선물 거래로 이익을 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채권을 사고 가공의 풋옵션을 매수했다고 하면 위 그림처럼 손실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문제는 국채선물로 계속해서 풋옵션을 모방해야한다는 점. 금리가 1bp 변하면 풋옵션 가격이 얼마나 변하는지(델타)를 계산해서 그 값대로 국채선물 포지션을 잡는다.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 국채선물 매도, 수익률이 떨어지면 국채선물 매수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국채선물 딜링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풋옵션 미믹(mimic 흉내)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인슈어런스 전략은 시장 상황에 따라 예상치 못한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채선물이 만성적으로 저평가 상태인데 만기가 임박해서 매도를 하면 손해를 볼 확률이 높다. 이 경우에는 채권 현물을 팔아야하는데 국채선물 시장이 약해지면 현물 시장도 약해져 채권을 팔 수가 없다. 고 상무는 “선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약해지면 인슈어런스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현물 채권을 매도하면 시장이 더욱 약해지고, 선물을 매도하면 저평가로 인해 안하는 것보다 손실이 더 커진다. 이 경우 스왑을 이용하는데 스왑도 채권과 같기 때문에 매매 타이밍을 잘 잡아야한다. 고 상무는 “장중에는 여러가지 포지션이 동시에 움직여서 매우 복잡하다”며 “이런 식으로 국채선물 거래가 많다보니 포지션이 노출되지 않도록 이용하는 선물회사(브로커)를 분산시켜놨다”고 말했다. 헤지 비율 등은 아침 전략 회의에서 결정되고 어느 가격대부터는 롱(long 매수)이고 어디서부터는 숏(short 매도)인지 결정된다. 매수, 매도는 딜러들의 책임이지만 전체적인 포지션 관리는 고 상무가 직접한다. 매도 창구와 매수 창구가 다르다 보니 미결제약정이 자꾸 쌓이게 된다. 선물마감일이 다가오면 서로 다른 선물회사에서 동시에 반대 매매를 해서 미결제약정을 줄인다. 이런 경우 대량거래가 일어난다. 처음 시장에서는 수 천계약이 단번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고 상무는 “우리 국채선물 시장은 아직도 층이 얇기 때문에 거래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포지션 노출이 안되도록 분산 매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일투신은 선물 변동성이 적을때는 수백계약에서 포지션이 바뀔 때는 하루 5000~1만 계약까지도 거래를 한다. 고 상무는 “국채선물 매수매도를 모두 더해보면 500계약이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며 “스왑포지션도 있고 해서 겉으로는 국채선물 롱이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스왑 포지션을 커버하는 정도”라며 “한일이 엄청난 매수 포지션을 들고 있다는 식의 루머는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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