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3.3㎡당 200만원대 상승을 기록 중이다. 주된 요인으로는 인건비와 원자재값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까지 더해지며 더 큰 폭의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보다 낮은 분양가로 올해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21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41만원으로 전년 1800만원 대비 241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3.3㎡당 평균 1518만원으로 전년(1305만원) 대비 213만원이 오른 이후 지난해 283만원이 더 올랐고,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0만원대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아직 11~12월분의 집계가 남았지만 분양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도 200만원대 이상 상승은 확실시 된다.
이전까지 한 번도 200만원대 상승을 기록한 적이 없었으나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0만원대 상승 중인 그야말로 ‘역대급’ 고공행진이다. 2021년 이후 현재까지 736만원이 오른 것으로, 전용 84㎡ 타입 한 채가 3년 만에 약 2억5000만원 오른 셈이다.
서울은 이 기간 3.3㎡당 2657만원이 올라 84㎡ 한 채에 9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기도 618만원이 올라 84㎡가 2억원 이상 올랐다. 421만원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인 인천도 84㎡ 한 채에 1억 4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3년새 858만원이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경남(295만원), 전북(327만원)이 전국에서 가장 분양가 상승폭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수년째 분양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청약 시장의 경쟁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022년 부동산 불황이 시작되며 청약에 소극적이던 수요자들이 3년간의 가파른 분양가 상승을 경험하면서 더 오르기 전에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2년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7.24대 1에 그쳤으나 2023년에는 10.77대 1을 기록했고, 올해는 11월 현재 12.75대 1을 기록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공급량이 늘었음에도 내년 분양가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더 많은 청약자들이 모여들어 신규 분양 시장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이처럼 분양가가 끝없이 오르면서 더 늦기 전에 신규 분양 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층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연내 분양 예정인 알짜 단지들에 관심이 모인다. 한양은 내달 평택 브레인시티 8BL에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를 분양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같은달 대전광역시 동구 가오동에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를 공급한다. 포스코이앤씨는 12월 중랑구 상봉터미널 부지 개발을 통해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을 분양한다. 양우건설도 같은달 세종특별자치시 5-1생활권 L12BL에 들어설 ‘세종 5-1 양우내안애 아스펜’을 분양 예정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2022년 부동산 불황과 함께 분양가까지 치솟으면서 청약 수요의 움직임이 크게 둔화 됐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 분양 받은 사람들이 승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양가는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이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를 비롯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되는 단지들에 많은 수요층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