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태원 특별법' 거부 예상…피도 눈물도 없는 정권"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서 尹 거부권 남용 비판
신원식 국방부장관 발언엔 "北風 총풍사건 떠올라"
  • 등록 2024-01-29 오전 10:08:39

    수정 2024-01-29 오전 10:09:15

[이데일리 김범준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최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발언을 두고, 지난 1997년 이른바 ‘총풍(銃風) 사건’에 빗대 직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끝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정권”이라며 “자식 잃은 부모 가슴에 상처를 두 번 세 번 후벼 파더니 이제는 진상 규명마저 거부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더는 유가족과 국민을 이기려 들지 말라”면서 “민심을 거역하며 또다시 거부권을 남용한다면 국민은 더이상 분노와 좌절에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온전한 진상 규명으로 국가의 책임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반도 정세를 언급하며 “냉전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평화냐 전쟁이냐 다시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쏜 지 나흘 만에 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런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개인 의견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면 지원 발언을 해 러시아의 공개적인 반발을 불러왔다”며 “한 나라의 국방 수장에게 개인 의견이 어디 있나. 혹시 전쟁을 전쟁놀이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할 당사자가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실수가 아니라 고의가 아닌가”라며 “이 상황을 보고 나니까 갑자기 북풍(北風) 총풍사건이 떠오른다”고 했다. 총풍사건은 1997년 제15대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 후보 지지율 상승을 꾀하려 북한에 위장 총격 등 무력 도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그러면서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정권에 활용하겠다는 그런 못된 생각을 혹시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도발을 유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이런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안보를 정권에 이용하는 행위를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애시당초 포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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