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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덱스는 셀트리온제약 매출 16% 가량을 담당하고 있을 만큼 비중이 높은 제품으로, 셀트리온제약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고덱스 월 처방액 평균은 약 55억원으로 단순 계산시 연 처방액은 668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처방액 772억원보다 104억원이 감소하는 셈이다.
주력품목인 고덱스의 처방액 감소에 따라 연간 실적도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 2021년 39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지난해 3860억원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아울러 영업이익은 지난해 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4% 가량 줄었는데, 올해는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30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셀트리온제약 간장약 고덱스의 올해 1월과 2월 처방액은 각각 56억원, 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과 2월 처방액 66억원, 62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약가 312원까지 줄어…처방액 15% 감소
고덱스 처방액이 줄어든 데는 약가 인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고덱스 보험약가는 2009년 허가 당시 422원이었으나, 총 10번의 인하를 거쳐 현재 약가인 312원까지 감소했다. 첫 약가 대비 약 30% 가량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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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셀트리온제약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결정에 즉시 이의신청했다. 또 비용 효과성을 강조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약가를 자진해 15.9% 낮췄고, 최종적으로 지난 10월 열린 2차 평가에서 최종 급여 유지 판단을 받았다.
약가 인하 전략으로 고덱스는 급여권에 남게 됐지만 처방액은 큰 폭으로 줄었다. 고덱스 처방액은 지난해 10월 63억원에서 약가 인하가 적용된 11월 56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월 처방액이 6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18개월만이다.
고덱스의 약가 인하 직전 4개월 평균 처방액은 65억원이었으나 인하가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평균 처방액은 5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진 약가 인하 비율만큼인 15% 가량 줄어든 것이다. 보험약가 인하로 처방액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재료 상승도 이어지면서 고덱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덱스의 원재료인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의 경우 가격이 기존 456원에서 546원으로 20% 가량 올랐다. 또 다른 주요 원재료 ‘오로트산카르니틴’의 경우 기존 54원에서 지난해 105원으로 약 두 배 증가하면서 부담을 더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덱스를 크게 위협하는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고덱스 특허는 지난 2019년 11월 만료됐지만 아직까지 제네릭 제품 개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몇몇 제약사가 고덱스 제네릭 제품 개발을 준비 중이지만 총 7개 성분의 복제합제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2017년부터 의무화된 원료의약품 등록(DMF) 규정에 따라 고덱스 성분 중 하나인 ‘항독성간장엑스’의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큰 금액이 들어가 섣불리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덱스의 제네릭 제품이 개발되는 경우 약가는 지금의 절반 가격인 약 160원 안팎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셀트리온제약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경쟁제품도 아직까지 별다른 처방액 변화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고덱스의 최대 경쟁제품인 대웅제약(069620) ‘우루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41억원, 11월 42억원, 12월 44억원, 올해 1월 42억원, 2월 41억원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파마킹과 안국약품(001540)이 코프로모션을 맺고 판매 중인 펜넬 역시 월 처방액이 7억원 안팎으로 고정된 상태다.
셀트리온제약은 고덱스의 국내 처방액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 비중을 높이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고덱스 수출액은 2020년 6억원, 2021년 7억원에 이어 지난해 16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고덱스의 급여는 유지된 상태인 만큼 시장의 우려가 해소된 상태”라며 “합리적 가격으로 고품질의 의약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