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6만51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한 주 동안 10% 이상 급등했으며, 전날에는 6만3000달러선을 웃돌기도 했다.
기간을 조금 더 넓히면 더욱 놀랍다. 비트코인이 지난 7월20일께 3만달러를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석달 만에 두 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향후 시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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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당국, 다음주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할 것”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는 미국 규제 당국과 월가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이 나왔기 때문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부적으로 첫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오는 18일부터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ETF는 자산관리업체인 프로쉐어가 신청한 상품으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한다.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된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는 신호탄이다. WSJ는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 암호화폐의 정통성이 높아지고 기관투자자들의 노출이 쉬워질 것이라는 팬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최근 며칠 사이 비트코인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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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헤지 등 대체투자 수단으로 주목
제도권 편입과 안정적인 수급 환경 확보 등으로 대체투자 수단으로써 비트코인의 매력도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급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다소 조정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추가 랠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의 잠정 승인 △암호화폐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 △암호화폐가 4분기에 강세 경향을 보였다는 점 등을 들며 비트코인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경우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굴량이 정해진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금 대신 비트코인이 주목 받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비트코인을 더 선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4분기에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큰 암호화폐에 대한 비중을 늘리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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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가치 없고 해킹 위험…우려도 여전
다만, 일각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대표적인 대체 투자처인 금과 같이 내재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다. 디지털에 기반한 자산이기 때문에 해킹을 포함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제기된다.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광풍을 17세기 네덜란드를 경제공황으로 몰아넣었던 튤립 투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비트코인을 “신기루”라고 표현했고, 월가의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은 “사기”라고 폄하했다.
SEC도 “규제당국이 비트코인이 어디에서 나오고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사기나 조작에 취약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