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을 둘러싸고 연일 전해오는 핑크빛 무드에 국내 증시도 모처럼 힘을 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주(株)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호텔·항공 등 여행 관련 종목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1.32% 올랐다. 월초 트럼프발(發) 무역분쟁 확대 우려에 2370선까지 밀렸으나 정부의 특사단이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올린 성과에 1%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수가 몰리면서 장중 2470선 중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남북 관계 뿐 아니라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지난 5일 방북길에 오른 대북특사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오는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특사단이 백악관에 건넨 김정은 친서에는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을 제안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북한이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현재 한국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기준 8.7배로 MSCI 신흥시장(12.4배) 대비 30%가량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 2011년부터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동행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북한문제가 해결을 향해 나아갈 경우 북한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며 높더라도 관심의 색깔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증시 입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시점임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북한 리스크 완화 소식으로 남북 경협주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마련된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이 최근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지면서 수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좋은사람들(033340) 주가는 최근 한 달간 74% 급등했다.
제이에스티나(026040)와
재영솔루텍(049630)도 각각 54%, 40% 뛰었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이기도 한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실마리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대북 송전이나 가스관 등의 사업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면서
제룡전기(033100) 선도전기(007610) 주가도 60% 가까이 올랐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진행했던
현대엘리베이(017800)터도 한 달간 34% 이상 상승하며 지난 9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경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여행 관련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대형 항공사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평가에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 9일 동반 상승했다.
호텔신라(008770)는 10% 넘게 오르며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신세계(004170) 등 면세점 관련주도 급등세를 보였다. 또 인접국인 중국·일본 관광객 방문 증가 시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등도 수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