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이 희망이다] [하] 강호갑 회장의 돌직구 "중견기업이 답이다"

  • 등록 2013-10-04 오전 10:57:30

    수정 2013-10-04 오전 10:57:3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IMF 이후 산업구조 조정기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정답은 중견기업이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견기업 전도사’다. 온몸에 중견기업 육성이라는 DNA가 아로새겨져 있다. 그의 지론은 업종전문화를 통해 핵심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중견기업을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같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 지난 2일 서울 도화동 중견련 사무실에서 강 회장과 만나 중견기업의 역할과 미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자동차 부품과 차제, 새시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신영의 수장인 강 회장은 1년 중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내며 하루 4시간도 자기 힘들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칠 법도 하지만 이날 인터뷰 내내 힘든 기색없이 “중견기업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60·70년대 남한보다 경제력에서 더 우위였던 북한이 열악한 경제상황에 놓인 점을 예로 들며 “우리도 잘못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재계와 노동계의 하반기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통상임금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해외 생산이 많은 대기업과 달리 중견·중소기업은 다 죽는다”며 “신영은 3년치 소급분 460억원을 포함, 최대 1000억원을 내야 한다. 내가 지은 죄가 없는데도 거액의 벌금을 내는 꼴인데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 애로사항인 가업승계와 일감몰아주기 과세 문제 역시 현장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정부가 최근 가업승계 공제대상 기업을 매출액 3000억원으로 확대했지만 여전히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강 회장은 “3000억 미만 기업 지원도 좋지만 1조원 이상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키워 해외에서 승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감몰아주기 과세와 관련, “세수가 부족하면 차라리 법인세를 정당하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분위기 편승 및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강 회장은 “노조는 약자가 아닌 신성불가침의 귀족집단으로 자식들에게 직업까지 세습하는 신의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경제민주화법이 하루에 한 건씩 만들어지는데 국회의원은 왜 파업금지법을 만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원청 노조가 이기적인 파업으로 파이를 독식할 경우 1·2·3차 협력사의 몫이 줄고 협력업체 직원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견기업 육성책이 중소기업의 이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미국 뉴욕에 매장을 개설한 카페베네와 미국 닭고기업체를 인수한 하림을 예로 들며 “한국에 기반이 없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며 “사고방식을 바꾸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젊은 인재의 동참도 호소했다. 강 회장은 최근 한 대학에 특강에 나갔더니 60% 이상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것을 보고 놀랐다며 중견기업은 더 좋은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졸 초봉 3300만원 수준인 신영에는 SKY 대학 출신이나 지방 명문대 학생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며 “대기업 준비하느라 스펙 쌓는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중견련의 장밋빛 청사진도 내놓았다. 중견련은 과거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난 2월 강 회장 취임 이후 사회적 위상이 제고됐다.

강호갑 회장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회원사의 애로사항 해소와 독자 수익모델 마련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주요 약력 ▲1954년 진주 출생 ▲ 고려대 경영학과·美 조지아주립대 회계학 석사 ▲ 신영금속(주) 대표이사 ▲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자문위원 ▲(주)신영그룹 회장 ▲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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