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후임 `안갯속`..유력후보 내부거래 혐의속 사임

버핏·투자자 모두 충격..여파는 크지 않을듯
남은 후보군 `쟁쟁`..아지트 제인 염두뒀을수도
  • 등록 2011-03-31 오전 9:59:27

    수정 2011-03-31 오전 9:59:27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던 데이비드 소콜이 돌연 사임하며 버핏의 후계구도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가장 최근 버핏이 또 다른 후보였던 아지트 제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해 이번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인지 주목된다. 

◇ 버핏,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나

30일(현지시간) 버핏 회장은 후계자 중 한 사람인 소콜 미드아메리카 에너지 및 넷젯 회장의 사임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통보했다.
▲ 데이비드 소콜(좌)과 워렌 버핏(우)
소콜은 사임서에서 "박애주의 활동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그가 버핏의 루브리졸 인수를 적극 추진했고 이에 앞서 주식을 미리 사들인 것이 결정적인 사임 사유로 전해진다. 

소콜의 사임은 버핏에게는 물론 투자자들에도 상당한 충격이 되고 있다. 버핏은 그동안 소콜의 업무 능력을 극찬해왔고, 실제로 소콜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중국 비야디(BYD) 인수를 주도하거나 1998년 넷젯 인수 후 11년간의 적자 끝에 지난해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등 능력을 과시했다.

이런 소콜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버핏을 부추겨 루브리졸을 인수케 했다는 것이나 갑작스럽게 버크셔를 떠나는 것에 버핏도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 소콜 사임 여파 크지 않을 듯

그러나 소콜 사임이 버핏의 명성이나 버크셔해서웨이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매트 매코리믹 BAHL게이너인베스트먼트카운슬 매니저는 "매우 놀랍긴 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버핏의 명성에 이번 사안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워렌 버핏
부르니앤코의 제이 부르니는 "소콜이 그립겠지만 남은 후보군은 많다"며 "그 외에 3~4명의 후보자가 언급됐고 모두 능력 있는 인물"이라고 낙관했다.

후계구도가 관심사긴 했지만, 버핏이 당장 경영 일선에 물러날 가능성도 크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버핏 자신도 "나는 전혀 은퇴할 생각이 없으며, 다만 내일 내가 죽는다 해도 대타가 있다면 버크셔 임원들이 안심할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 남은 후보군 모두 `쟁쟁`

소콜의 사임으로 버핏의 후계구도는 안갯속에 빠졌지만, 현재 남은 후보군들도 쟁쟁하다. 아지트 제인 버크셔 재보험 최고경영자(CEO)는 소콜과 거의 대등하게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고 버크셔가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영입한 토드 콤스 역시 주목받고 있다.

▲ 토드 콤스
또 그레고리 아벨 미드 아메리칸 CEO와 태드 몬트로스 제너럴리 CEO 함께 지난해 버핏이 인수한 벌링턴노던산타페(BNSF) 매트 로즈 CEO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계 펀드매니저인 리 루도 후보로 언급됐지만 이를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버핏, 아지트 제인 언급..소콜 사임 염두뒀나

이런 가운데 지난주 버핏이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지트 제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점이 주목받고 있다. 소콜의 사임에 앞서 그에 대한 신뢰를 강조해 어느 정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것.  
▲ 아지트 제인
버핏은 인도를 방문하기 수주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인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고 인도에서의 발언이 상당히 갑작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당시 버핏은 "제인은 내가 가진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버크셔에 벌어다 줬다"며 "인도에 있는 그의 부모에게 제인을 닮은 자식을 한 명 더 낳는다면 즉시 내게 보내달라고 편지를 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인은 한 인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버핏의 신변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당장은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CEO 승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버핏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이제껏 보필한 상사 가운데 최고"라며 무한 신뢰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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